"치킨 한 마리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
몇 주 전, 카카오톡으로 치킨 상품권이 도착했다.
지역 영양사회 회식에 참석하지 못한 나를 위해 보내준, 조용한 배려였다.
‘소리 없는 깜짝 선물에 감사해요~’
짧은 인사와 함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실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부모님을 모시게 되면서,
저녁 시간은 말 그대로 전쟁이다.
퇴근 후엔 하루 종일 두 분이 평안하셨는지 안부를 묻고,
서둘러 저녁상을 차린다.
외식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마침 휴가 중이라 집에 있는 날,
치킨 상품권이 생각났다.
이왕이면 두 분께도 간편하고 특별한 식사가 되었으면 했다.
아버지는 구순을 넘기셨고, 어머니는 구순을 앞두고 계신다.
입맛은 전혀 다르다.
그래도 종종 치킨을 사드렸던 기억이 있어 식성은 어느 정도 안다.
어머니는 후라이드치킨을 좋아하시고,
아버지는 양념치킨을 더 좋아하신다.
특히 옛날 시장닭집 스타일의 양념맛을 유난히 반가워하신다.
나는... 사실 둘 다 그냥 그렇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잊는 정도.
주문을 앞두고 잠시 고민했다.
브랜드 치킨집이라 시장닭 양념맛은 없다.
그렇지만 후라이드는 비교적 비슷한 맛이 나니, 그걸로 결정했다.
막 튀긴 치킨의 냄새가 집 안에 퍼졌다.
식욕을 자극하는 고소한 향에 마음이 들떴다.
“아버지, 치킨 사 왔어요. 어서 들어오세요!”
밖에 계신 아버지를 부르며 식탁에 모셨다.
치킨은 바삭했고, 모양도 제법 먹음직스러웠다.
“아, 맛있네요! 그렇죠?”
내가 감탄하자, 어머니도 맞장구를 치신다.
“맛있네~~!”
하지만 아버지는 말없이 몇 조각을 드신 후,
조용히 저녁밥을 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뒤, 식탁을 떠나시며 남긴 한마디.
“난, 양념치킨이 맛있단 말이야~~!!”
어머니와 나는 순간 마주 보며 빙긋 웃었다.
조금은 서운했지만, 그 한마디가 정겹게 느껴졌다.
평소엔 뭘 해드려도
“잘 먹었다!”라고 인사해 주시는 분.
감사를 표현하는 데 인색하지 않으셨던 아버지다.
눈 내리던 겨울 아침,
내가 마당의 눈을 치우고 들어오자
고맙다며 따뜻하게 말해주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내일은
치킨 양념을 만들어 아버지 입맛에 맞춰드려야겠다.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모두 오래도록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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