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의 입은 언제 열릴까요.
이 시는 말하지 못했던 감정과 그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홍주빛
언제부터였을까.
마음은 웃고 있어도
입은 꼭 다문 채였다.
늘 웃는다며
“넌 웃음이 헤퍼.”
조심하라는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누가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할 말은 없었고,
속에 담긴 이야기들도
펼쳐보지 못한 채
그저 스쳐 지나가곤 했다.
바지락을 끓는 물에 넣고
숟가락으로 빙글빙글
한 방향으로 돌린다.
입 좀 열라고,
속에 든 시커먼 갯벌
토해내라고.
하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던
한 마리 조개가
눈에 밟혔다.
오늘따라
입을 꼭 다문 조개처럼,
서걱서걱한 갯벌조차
내보이지 못하는 너는
푸른 바닷물을 만나야
비로소 그 입을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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