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빛
유난히 매섭고 차가운 북풍한설이 날려도
포근한 코트 단추를 채우면
품 안의 온기가 머리끝까지 스며든다.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해도
여름 햇살을 가득 담은
누런 늙은 호박을 이 집 저 집 나누었더니
가벼워진 무게만큼 마음이 부유해진다.
보글보글 피어오르는 구수한 호박죽 냄새를 따라
갓 출산한 새댁의 붓기가 사라지고
젖 먹는 아이가 그 온기를 받아 안는다.
누렇고 둥근 호박 하나가 굴러가더니
세상이 둥글게,
따뜻하게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한다.
환한 미소 같은 평안이
겨울의 문 앞에 다가와 선다.
#시 #조용한 위로 #겨울에 읽는 시 #호박죽 #따뜻한 마음 #일상의 온기 #브런치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