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의 아침

봄을 준비하는 마음

by 홍주빛
긴 겨울 끝, 말없이 봄을 준비하던 나무를 만났습니다.
그 순간, 제 마음에도 작은 봄이 피어났습니다.

산수유의 아침

-봄을 준비하는 마음

홍주빛


감나무 그림자 아래
한 그루 산수유가
눈처럼 숨죽인 마음을 피우고 있었지요


몇 번이고 찬서리를 맞으며
추운 날에도
묵묵히 견디고 있었지요


그러다 오늘 아침
지리산 자락을 내려오다
문득 바라본 그 나무


가지마다
단단히 맺힌 건
꽃이 아니라
조용한 약속이었지요


얼마나 많은 겨울을 건너
그 따스한 빛을
준비해 온 걸까요


산수유는 알고 있었지요
추위를 견디던 당신도,
어쩌면 나도
봄을 믿지 않던 겨울들을


당신이 밝힌 노란 등불로
어둠은 몰아내고
나도 그 빛에 물들어
다시 밝아지지요.


산수유의 아침이 따뜻했다면,
그 봄은 어쩌면
한참 전부터 조용히 준비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다음 화에서
〈산수유의 꿈〉을 연작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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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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