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와 바늘귀, 그리고 우리의 삶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마태복음 19장 24절)
이 말씀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뜨끔해집니다.
‘나는 지금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데, 이게 잘못된 걸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여유와 부를 바라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욕망입니다.
하지만 성경 속 이 말씀은, 마치 부자가 되는 것 자체가 죄악인 듯 느껴지게도 합니다.
과연 예수님이 말씀하신 ‘부자’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진짜로 부자는 천국에 못 들어가는 걸까요?
성경에는 한 신실한 청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하나님의 율법을 성실히 지키던 청년이었고, 예수님을 직접 찾아가 묻습니다.
“선생님, 제가 무엇을 해야 천국에 갈 수 있습니까?”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네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나를 따르라.”
하지만 그는 그 말을 듣고 근심하며 돌아갑니다.
그에게는 많은 재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말 억만장자였을까요? 아닐 겁니다.
당시로서는 조금 더 넉넉한 ‘부농’ 수준이었을지도 모르죠.
그가 고민했던 것은 단순히 돈을 잃는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이 길이 나의 전 재산을 포기할 만큼 가치 있는 걸까?’라는 삶 전체에 대한 회의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그 말씀은 그 청년 ‘한 사람’에게 하신 것입니다.
그가 가진 마음의 중심을 꿰뚫어 보시고, 재물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려 하신 거죠.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부자라서 천국에 못 가는 게 아니라, 재물에 매여 있기에 어려운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부자 되기’를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A 여사님의 남편은 매주 5만 원씩 복권을 삽니다.
여행을 가는 날에도 돌아서 복권집을 찾아갈 만큼 열심히죠.
어느 날은 가족 수대로 복권을 사서 무려 10만 원 이상 쓴 날도 있었답니다.
아내는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당첨되면 짐 싸서 집 나가요~”
수십 년을 그렇게 치성드리듯 복권을 사던 어느 날,
정말 몇백만 원에 당첨됐습니다.
그는 기뻐하며 아내에게 수십만 원을 선물했고, 여전히 희망을 안고 복권을 삽니다.
B 여인은 환갑을 앞두고 처음으로 부동산 청약에 도전했습니다.
분양권 전매로 몇 백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에 용기를 냈지만,
시세는 급락했고 전매는 막혀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전세라도 놓자’며 버텼지만, 결국 마이너스 거래를 하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래도 잘했다, 그냥 가지고 있었으면 더 큰일 났을 거야.”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말하지 못할 실패에 대한 부끄러움이 담겨 있습니다.
기술자 프리랜서로 일하는 C 씨는
주식 단타 수익으로 매번 ‘금’을 사 모읍니다.
처음엔 아내에게 금반지를 사주었고,
지금은 금바를 하나씩 모으고 있답니다.
아내도 매달 월급을 받으면 금 1돈을 사는 취미가 생겼고,
부부는 ‘금으로 궁을 짓자’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부자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 대기업 회장이 천주교 추기경을 찾아가 질문했다고 합니다.
“정말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 어렵습니까?”
추기경의 대답은 짧고 단호했습니다.
“예, 어렵습니다.”
그는 실망했고, 이번에는 절에 가서 스님에게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부자는 극락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스님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부자라도 마음을 닦은 이는 극락에 갈 수 있습니다.”
결국 그는 불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천국이든 극락이든, 어쩌면 그것은 먼 하늘이 아닌 우리 마음속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부의 많고 적음은 하나님의 눈앞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건, 우리가 그 재물을 어떻게 사용하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자신을 얼마나 잘 다듬어 가는가 하는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모든 부자’에게 일괄 적용하는 것은
말씀의 깊은 뜻을 오해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부자가 천국에 갈 수 있을까요?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자신의 삶을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게 살아간다면,
부자도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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