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눈과 비
봄이라 믿었던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내렸다.
수선화가 움츠리고,
마음도 따라 움츠러든다.
봄과 겨울 사이,
그 애매한 경계에서
흔들리는 감정 하나를 붙잡아본다.
(봄 3부작-2)
봄인데
창밖이 어둑어둑하다.
잠시 후엔 빗방울이 후드득—
조금 지나니 흰 눈이 쏟아진다.
우리 집 마당가에
빼꼼히 얼굴 내민 수선화가 걱정된다.
얼마나 차가울까?
요란하게 달려오던 흰 눈이
어느새 이슬비로 변했다.
다행이다.
여린 수선화도 괜찮겠지,
축구하러 나간 학생들도 괜찮겠지.
먼 길 떠나려는 사람들 마음이
심란해질 만큼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
초봄이니 춥기도 하고
바람도 불 것을 예상했지만,
느닷없는 눈비에는
마음이 다 젖는다.
눈아, 비야,
올 테면 와 봐라.
얼마든지 맞아 줄 테니—
그래도 발밑의 새싹들은 솟아오르겠지.
며칠 뒤,
빛날 풀과 꽃들이
환하게 피어날 테니까.
눈은 금세 비로 바뀌고,
땅은 다시 숨을 쉰다.
얼어붙은 시간은 짧았고,
우리는 그 사이를 조용히 지나왔다.
마음도 봄을 향해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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