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지 않아도, 내가 먼저 봄을 만든다
달래만두라면으로 봄을 먹다 ekffo
봄이 오지 않아도, 나는 따뜻한 식탁을 차린다
-봄이 오지 않아도, 내가 먼저 봄을 만든다
봄이 오지 않아도 괜찮다.
아직 꽃샘추위에 움츠려 있지만,
나는 내 식탁 위에 먼저 봄을 올려본다.
따끈한 국물, 달래 향 한 줌.
마음부터 봄을 느끼는 연습을 해본다
봄 내음을 느끼고 싶다.
이제는 좀 따뜻해져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꽃샘추위가 아직도 봄의 옷자락을 잡고 놓질 않는다.
해는 길어졌고,
하늘은 한결 맑아졌는데
따뜻한 저녁밥 한 그릇이 괜스레 그리운 요즘이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봄을 기다리는 것 같다.
봄은 대체 무얼 눈치 보는 걸까?
시원하게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한 발, 두 발 주저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그렇다고 산수유가 눈을 감을쏘냐.
이미 얼굴을 내민 노란 수선화가
차가운 땅 속으로 다시 고개를 숙일쏘냐.
이른 아침, 흰 서리가 내려
수선화의 고운 목덜미를 조심스레 짓누른다.
마치 드라이아이스를 뿌린 듯
땅 위에 희뿌연 기운이 내려앉는다.
하지만 이내
햇살이 솟아오르면,
서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살랑이는 봄바람에 수선화도 고개를 들고
조용히 춤을 춘다.
이제는
입으로도 봄을 느끼고 싶다.
양지바른 곳에서
겨울을 이겨내고 나온 푸른 달래 한 줌.
펄펄 끓는 양은냄비에
라면과 물만두를 넣고
그 위에 달래까지 툭— 올린다.
보글보글 한소끔 끓여내면
봄요리, 뚝딱 완성이다.
오늘 저녁은
봄기운을 가득 채운
달래만두라면 한 그릇으로
맛도, 건강도, 마음도
모두 천국이다.
봄이 내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봄을 만들어본다.
내 입속으로, 내 마음 안으로.
봄은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먼저 피는 것임을
달래 한 점이 가르쳐주었다.
오늘도 나는
한 그릇의 라면으로
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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