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 아닌 희망이 이 땅에 다시 시작되기를
(봄 3부작 -1)
하늘이 무너지고
불꽃이 날아가고
나무도 타고,
물 위에 정박한 배도 타고,
집도 다 탔다.
바람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불씨 하나가 8.2킬로미터를 날아갔다.
서울 면적의 4분의 3 만큼이
새까만 재로 변했다 한다.
다시 복원하려면
백 년은 걸린다 한다.
도대체
어쩌다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성묘를 마친 한 가족이
묘소 주변을 청소하다가
나뭇가지를 태운 재가 날아가
불이 붙었다고 한다.
작은 실수 하나로 산이 다 타고,
사람이 서른 명 넘게 숨지고,
수많은 이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춘삼월에 이런 재난이라니.
사람 마음이란 게,
우리 집은 안 타서 다행이라 여기는 순간,
하룻밤 새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들을 떠올리면
그저 미안하고 안타깝다.
제발, 비가 내려주기를—
남은 불씨를 모두 꺼뜨리고
이 불길에서 모두가 벗어나기를.
이제는 반목이 아닌 이해가,
절망이 아닌 회복이,
이 땅 위에 다시 시작되기를.
불탄 자리에 내려앉은 어둠이 걷히고
다시 밝고 따뜻한 빛이 찾아오기를.
생명이 다시 피어나는 사월이 되기를
마음 깊이 바란다.
> "한 줌의 불씨로 시작된 비극,
그 속에서 우리가 다시 바라보게 된 삶과 연대.
불타버린 봄의 잿더미 위에서,
다시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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