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손길에서 피어난 노란 미소
오랜 가뭄 끝,
허리 굽은 할머니가
“내 목이 타니,
너도 목마르지?”
속삭이듯 말씀하셨다.
말없이 내민
물 한 잔, 또 한 잔.
벌컥벌컥 마시는 사이
넌 조용히 고개를 들었지.
며칠 뒤,
주름진 손길 따라
덩굴은 긴 숨처럼
푸르게 뻗어나가고—
장맛비 걷힌 어느 아침,
햇살처럼 환하게
작은 등불 하나가
피어올랐다.
마른 땅을 뚫고 나온
엄마 닮은 호박꽃.
웃음 닮은 그 노란 꽃,
얼마나 반가웠던지.
찰칵—
그 순간을
살포시 마음에 담고 나서야
문득 떠올랐다.
그 미소가,
엄마를 꼭 닮았다는 걸.
돌아서도 들려오는
노란 꽃의 속삭임—
“할머니, 고마워요.
예쁜 사랑, 나도 피워낼게요.”
마른 땅 위에 핀 노란 꽃,
그 속삭임은
노래 되어 흐른다.
가뭄 끝에 핀 노란 호박꽃을 보며,
문득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생수 한 잔 건네던 할머니의 손길,
그 속에 담긴 사랑은
어느새 땅을 타고 꽃으로 피어나 있었지요.
작은 꽃 하나가 속삭입니다.
“고마워요. 그 사랑, 저도 닮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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