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공기, 사랑 한 그릇-
누구에게나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떤 날은 햇살 한 줌이, 어떤 날은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그렇지요.
저는 그 따뜻한 위로를,
엄마의 밥상 위에서 자주 만나곤 했습니다.
오늘, 그 기억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이 책상에 붙어살다
퇴근 시간이 되면 머리는 어질 하고 눈은 뻑뻑하다.
하던 일도 마무리 못 한 채, 모니터를 꺼버리기 일쑤다.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고, 휴대전화를 확인한 뒤
사무실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아, 나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엄마에게 목소리를 높여 인사한다.
“엄마, 애쓰셨어요. 안전사고 조심하시고요!”
잘 가라는 답을 들으며 문을 나선다.
이쯤 되면, 퇴근마저도 행복이다.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일주일 단위로 식단 짜고 발주해도
점심만 제공하는 초중등학교 식단의 한 달 분량이 된다.
소위 ‘3식’ 하는 고등학교 영양사의 업무는 말 그대로 일이 산더미다.
그래서 조금만 한 눈을 팔면 일이 밀리기 일쑤다.
오늘은 급식기구나 식재료에 문제가 없었으니,
그저 감사한 하루였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저녁밥을 안쳐 놓았으니 밥이 되는대로
먹으라고 하셨다.
아프셨던 엄마가 기운을 차리고 돌아다니고,
직접 밥을 안쳐놓기까지 하셨다니.
기적처럼 느껴졌다.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게다가 오늘은 5일장 날이라
마을 택시 타고 시장에도 다녀오셨단다.
몇 주, 아니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외출이었다.
병원에 2주 이상 입원하신 후 퇴원하셨지만,
기운도 없고 섬망 증상까지 겪으셔서
어디든 꼭 모시고 다녀야 했다.
그러던 엄마가 이렇게 건강을 되찾고 계시다니,
봄이 기적같이 마른나무에 새순을 피우듯
약하기만 하던 몸에 기운차린게 반갑고 기쁘다.
게다가, 나를 위해 전기밥솥에 밥까지 안쳐놓고
장에 가서 다시마를 사다가 고추장으로 무쳐놓으셨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밥 다 되면, 꼭 다시마 무친 거랑 같이 먹어~”
엄마는 몇 번이고 당부하셨다.
“네, 걱정 마세요!”
드디어 밥 완성되는 냄새가 퍼지고
나는 부엌으로 향했다.
완두콩밥이 고소한 기름기를 머금고 먹음직스럽게 완성됐다.
반 공기를 덜어, 엄마가 무쳐주신 다시마무침과
배추김치만 곁들여 저녁을 시작했다.
‘우와, 밥이 너무 맛있다.’
내가 밥을 먹는 건지,
엄마의 사랑을 먹는 건지 분간이 안 갔다.
부엌에서 들리는 소리에 엄마가 나오셨다.
“어떠냐, 먹을 만은 혀?”
“그럼요, 엄마! 밥도, 다시마무침도 최고예요. 정말 맛있어요!”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아, 이게 바로 엄마가 주는 집밥의 위로구나.’
하루 종일 지쳤던 몸과 맘이
어느새 다 풀어지고 새 힘이 솟아났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가정에서 정성으로 지어주는 밥이
어떤 말보다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오늘 다시금 느꼈다.
밥 한 공기에 담긴 사랑을,
글 한 편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 싶지만—
누군가에게도 따뜻한 한 끼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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