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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키자 Oct 18. 2019

장성규와 워크맨

장성규는 MBC 신입사원에 지원할 때 알았을까

운명은 내가 알아채기 전에 온다. 그것도 한순간에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갑작스레 로또에 당첨돼 일확천금을 누리기도 하고, 예고도 없이 벼락을 맞아 그 자리서 죽기도 한다.


다만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 매주 로또를 사고 맞춰보는 지루한 과정이 필요하다.  천둥번개가 동반되는 비가 많이 오는 날 바깥을 거닐어야 벼락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적어도 내가 무심결에 했던지, 주의를 기울였던지와 관계없이 '내가' 했기 때문에 만들 일이다.

요즘 제일 핫한 장성규는 본인이 MBC 신입사원에 나왔다가, JTBC 자회사의 워크맨로 터져 승승장구 프리랜서 길을 걸을지 몰랐을 것이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공무원 시험,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다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숙주나물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여하튼 그는 아나운서 준비 두 달만에 모두가 '안될 것'이라고 했던, MBC 신입사원에 도전했고, 사람들의 뇌리에 강한 존재감을 각인했다. 일단 장성규 본인이 움직였기에 결과가 나왔다.

JTBC는 특채로 뽑혔다. MBC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로 JTBC1기 아나운서로 스카우트됐다.


300만 구독자 '워크맨'도 마찬가지다. 그가 JTBC 아나운서 내내 예스맨으로 무엇이든 해 왔기 때문에 나온 결과물이다.

J는 장성규를 데리고 이전에도 그와 비슷한 예능을 여럿 했다.  '짱티비씨' 하겠다고 뉴스도 그만뒀다. PD가 출연을 제안하면 무조건 ‘좋다’고 했다. 그 와중에 '아는형님'도 나가게됐다.


워크맨이 터질지는 장성규도 몰랐을 것이다. 그게 터져서 본인을 떨어뜨렸던 MBC로  라디오 고정을 맡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을 거다.


운명은 내가 알아차리기 전에 온다.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으니 이 순간 필요한 건 '떳떳하게' 행동하는 일이다. 별일 없을 것이라 무심코 넘어갔던 숱한 순간들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여러 명의 밥줄을 쥐고 있다고 여겨지면 더 그렇다. 굳이 권력자가 아니라도, 남모르게 범법이나 도덕적으로 지탄받을만한 행동을 하다간 나중에 결국 드러난다.

어떻게 하면 떳떳하게 행동할 수 있을지는 고민해 볼 일이다. '예술인가 외설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가장 유명하고 동시에 가장 상징적인 대답으로는 포터 스튜어트 미국 연방대법관의 "보면 안다"라는 말이 꼽힌다. 거리낌의 문제도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안다'


#한달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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