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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의 철학...내게는 왜 부담인가

by 홍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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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이 많다.

고, 느껴지다가 갑자기 모든 것들이 버겁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이 많은 일을 어떻게 다하나 싶다.

아,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 데 숨이 막힐 때.

일에 사로잡혀 있다는 느낌이 들 때면 늘 내가 너무 나를 몰아세우는 것인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너무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탓이다. 더 잘 드러내고픈 욕망, 더 잘하고픈 욕망, 더 체계적인 인간이 되겠다는 다짐이 한데 흩어졌다 또 모였다.


그러다 이 기사를 만났다.



사람들은 ‘무소유’하면 물건이 많은가, 적은가를 따집니다. 자동차가 한 대인가, 두 대인가. 돈이 많은가, 적은가. 집이 큰가, 작은가. 이걸 따집니다. 그래서 가진 물건이 없으면 ‘무소유’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종교에서 말하는 ‘무소유’는 그것과 다릅니다.

흔히 이렇게들 생각합니다. “삶은 결국 경쟁이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모두 경쟁이다. 무언가를 거머쥐고 달려야 한다. 그래서 소유욕이 필요하다. 그것도 없이 어떻게 상대를 이길 수 있나. 소유욕이 없다면 이 험난한 경쟁사회를 어떻게 헤쳐갈 수 있나.” 그래서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무소유는 정말 도인이나 성자의 일이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과연 그럴까요. 스포츠 선수들을 보세요. 그들은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경쟁 무대에 노출된 이들입니다. 그런데 감독이나 코치는 엉뚱한 말을 합니다. “몸에 힘을 빼라”고 합니다. “긴장을 풀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몸에 힘이 들어가면 어깨와 근육이 뻣뻣해지니까요. 결국 자기 실력을 다 발휘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몸에 힘이 들어가는 본질적인 이유가 뭘까요? 맞습니다. 마음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승리’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의 소유욕으로 인해, 내 안의 에너지를 다 뽑아낼 수가 없게 됩니다.

스포츠만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마음으로 무언가를 ‘꽈∼악!’ 붙들고 있다면 긴장을 하게 마련입니다. 힘이 들어가니까요. 동시에 우리의 하루가 경직되고, 우리의 일이 막히고, 우리의 삶도 뻣뻣해지는 겁니다. 대상은 물질적 재산뿐만 아닙니다. 과거의 상처, 현재의 욕망, 미래의 불안 등 내 마음이 뭔가를 ‘꽈∼악!’ 틀어쥐고 있다면 그게 바로 ‘소유의 삶’이 되는 겁니다. 바로 그때 우리는 ‘부자’가 되는 겁니다.


-<감동 느낀 법정 스님의 '무소유'···내게는 왜 부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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