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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키자 Jan 30. 2021

카카오 김범수가 매일 아침 빼먹지 않는 '루틴'이 있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만들어 낸 핵심 비법은

[경제기자 홍키자] 카카오 김범수가 매일 아침 빼먹지 않는 '루틴'이 있다


김범수 의장이 얼마 전 친인척에게 무려 1400억원어치의 주식을 증여했습니다. 아내와 두 아이들에게 6만주씩 증여했죠. 처제, 조카 등 가족들에게도 증여했고요.


김승호 회장의 책 <돈의속성>에 그런 내용의 챕터가 있습니다. 


'100억 이상 부자가 되면, 가족들 중에 잘 못된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가난한 가족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건 모두 100억 부자인 너의 잘못이다. 가족들의 기반을 마련해주고, 일으켜주고, 부자로 만들어야 한다'


한 사람이 100억 부자가 되면, 한 집안의 구성원 전부를 건사하고도 남는 것이겠죠.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38조9400억이고, 그 중 13퍼가 일단 김범수 의장 지분이고요. 5조원 정도는 본인 몫이니 1400억원은 얼마 안되네요.


1400억 감이 안오죠?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10억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이정도군요


시총 10위 안에 드는 회사의 대표는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어떻게 하면 이런 회사를 만들어낼까. 이런 생각이 들죠. 재작년에 읽었던 <biography 김범수> 책을 다시 들쳐봤습니다.

김 의장은 저녁 10시에서 12시반에 잠들고, 아침 5시에서 6시 반 사이에 일어난다고 합니다. 대략 7시간 취침을 하고요.


하루 일과에서 가장 중요한 습관 중 하나를 '아침샤워'라고 꼽았습니다.

삼성SDS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나와 한게임을 창업했을 때 굉장히 두려웠다고 해요. 낮에는 경영하고 밤에는 코딩하는 생활을 반복했고, 밤새도록 코딩하다가 새벽녘에 사우나에 가서 샤워하고 자고 일어나 다시 출근하곤 했답니다. 


김 의장은 아주 인상적인 표현을 써서 그 당시를 회고합니다.


"창업한 지 석 달쯤 지났을 때 샤워를 하다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 감정을 느꼈어요. 샤워기 물을 맞는데 약간 두려운 느낌과 자유로운 느낌이 만나는 지점에서 카타르시스였는지 뭐였는지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거예요. 뭔가 막혀 있는 느낌이 있었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지니까 기분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때부터 머리가 막히거나 일이 잘 안풀리거나 고민거리가 생기면 샤워실로 갔어요"


"머리에 물을 맞으면서 곰곰이 생각하는 거예요. 나중에는 작정하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샤워실로 직행하게 된 거죠. 요즘은 거의 40분을 해요. 전날 고민하던 문제가 꿈속에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 들 때가 간혹 있어요. 눈이 딱 뜨이면 샤워실로 가요. 그걸 붙잡고 파고드는 거예요"


샤워하면서 얻은 아이디어 중 대표적인 아이디어가 바로 카카오톡이라고 했습니다. '스마트폰은 전화기잖아. 전화기의 핵심 기능은 문자와 음성 통화잖아.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놔두고 왜 다른 걸 고민했지?' 

이 때 일대일 메신저, 그룹 메신저, 퍼블릭 메신저를 만들었다가, 카톡 반응이 폭발적이라 카톡에만 집중하게 됐죠. 


시가총액 38조원의 회사는 샤워실에서 만들어진 겁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제일 큰 영향을 받은 책은 <핵심에 집중하라>였다고 하고요. 직원들에게도 '핵심이 뭐냐, 본질이 뭐냐'는 질문을 자주한다고 합니다. 샤워라는 루틴을 기반으로, 늘 하던 생각인 핵심이 뭘까 본질이 뭘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대박 아이템인 카카오톡까지 이른거죠.


김지수 기자의 인터스텔라 - 송길영 박사 편에서도 그런 부분이 나오더군요.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1/12/2021011202335.html

김: 이렇게 숨가쁘게 돌아가면 다들 어떤 박자로 호흡해야 합니까?


송: "깨어 있거나 깊게 가거나. 깊이 가면 역사가 생겨요. 관계라는 자산이 생기죠. 그 팬덤의 불을 꺼뜨리지 않고 명성을 유지하려면, 역시 한 우물을 파는 게 답이에요. 오래 하는 게 유리한 거죠. 방법으로는 혁신을 수용하면서, 원리는 근본을 챙기는 거예요. 항상 ‘근본이 뭐였지?’를 묻고 아닌 건 버리면 돼요. 확고한 가치관이 있으면 자기 행동과 관계를 정리하는 기준이 생겨요." 


근본과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한 나만의 생각법. 김범수 의장은 그게 바로 샤워실에서의 명상. 조수용 카카오 대표도 프로 명상러였죠. 나를 객관화시켜 근본을 잡기 위함이었을테죠.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선한 직원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게 중요" 조수용 카카오 대표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4/2019100401314.html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작년도 올해도 송길영 박사 인터뷰 너무 좋네요. 역시 인터뷰어의 질문이 풍부하니, 품격있는 인터뷰이의 답이...저는 언제쯤 이런 통찰을 얻을 수 있을지....ㅎㅎ


#홍키자 #카카오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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