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10년 중흥기 온다
[경제기자 홍키자] 2300억 매각된 수아랩부터 몸값 33조 상장될 쿠팡까지
19년 10월. '수아랩' 2300억에 매각.
19년 12월. '배달의민족' 4조8000억에 매각.
21년 2월. '하이퍼커넥트' 2조원에 매각.
21년 2월. '쿠팡' 뉴욕 증시 상장. 몸값 33조.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일들이지만, 저는 어떤 기시감이 느껴졌습니다. 창업자들과 구성원들 모두가 고군분투하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돈 퍼올리며 생태계 밀어올린 덕에 드디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전 세계에 '발견'되기 시작했다는 느낌입니다.
임정욱 TBT 대표님 칼럼대로 앞으로의 10년이 한국 스타트업의 중흥기가 될 때가 비로소 도래했다는 느낌이요.
2000년 이후 인터넷이 대중화된 지 20여년, 2010년 이후 모바일 시대가 열린 지 10년만에 만들어 낸 쾌거랄까요.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핵심 비법에 무엇이 있을까, 몇 줄로 정리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것인가 고민하는 찰나에... 작년 초의 조선일보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2020 대한민국, '신·충·헌'으로 돌파합니다
스타트업 대표 4명에게 2020년 펼쳐질 한국 사회의 모습을 물은 인터뷰였어요.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 ‘당근마켓’ 김재현 공동대표, ‘퍼블리’ 박소령 대표를 불러모았죠.
재밌었던 내용이 두 꼭지가 있습니다.
이동건 대표가 얘기해요.
"윗세대와 아래 세대(밀레니얼)의 '치열함'이 좀 다른 듯해요. 윗세대는 궁극적으로 치열하지 않은 삶을 살고 싶어서 치열함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예컨대 고시가 그래요. 합격하면 성공이 보장되니 바짝 치열하게 공부했지요. 지금 세대는 뭘 하든 치열한 건 디폴트(기본값)예요. 어차피 치열하니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로 치열하자는 거죠. 부모 세대 눈으로는, 삼성전자 갈 수 있는 스펙 가진 친구가 왜 구멍가게 같은 스타트업에 가는지 이해가 안 되죠.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인데, 기왕 매일을 치열하게 일을 해낼거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버틸 수 있다는 얘기겠죠. 어렵게 취업에 성공하고도 맥이 풀리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게 보통 '회사에 가면 이제 행복하겠지, 조금 한숨 돌리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아시잖아요. 회사가 시작인 것을요. ㅎㅎㅎ
김재현 대표가 얘기해요.
"'신뢰'하는 상태에서 맘껏 '충돌'하고, 맘껏 충돌해서 얻어진 결과에 대해선 마음에 안 들더라도 '헌신'해서 추진한다는 게 바로 카카오의 '신충헌' 문화예요. 대개 한국 회사에선 거꾸로 헌신부터 강요하지 않나요. 우리 회사에선 헌신을 아예 빼고 신뢰, 충돌까지만 강조해요."
조직이 건강해지려면, 신뢰를 기반으로 의견을 내면서 격하게 충돌하고, 충돌하며 최종 결정된 사안은 맘에 안들어도 몸을 던져 추진한다. 조직의 무임승차자가 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요.
그리고 그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회사가 돌아가는 상황을 알아야 최적의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고요.
딱 1년 전 인터뷰인데, 대표님들이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계시죠. 앞으로의 10년을 한국 스타트업의 중흥기가 되는 바로 그 이유. 이게 바로 K-스타트업의 저력 ㅎㅎㅎ
인터뷰 꼭 일독을 권합니다.
#홍키자 #스타트업 #쿠팡 #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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