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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효승 변호사 Jun 27. 2024

꽃집사장님으로부터 배운 센스

정말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 있나요?


21년 말에 첫 법률사무소를 개업 후 3년간 계속해서 성장했다. 많은 의뢰인분들과 만나고 법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 법률사무소에서 법무법인으로 전환하고 지점도 1개 추가로 개소했다. 1년에 한 지점 꼴로 계속 오픈하고 있다. 


오픈할 때마다 가족, 지인, 의뢰인들로부터 많은 화환을 받고 있다. 많은 화환을 받으면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어떻게 키워야 하지?' '물은 어느주기로 줘야 하지?' '이 나무의 이름은 뭐지?' 등 식물마다 키우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 부담감과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센스있는 사장님을 발견했다. 



위의 사진을 보면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의 이름과 물을 줘야 하는 주기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벵갈 고무나무

-물: 겉흙이 마르면 주세요.(흙의 습도에 유의하여 약 10~14일 전후)


여러 개의 화분 중 저 화분에만 식물의 이름과 물을 주는 주기 팻말이 달려 있었다. 나는 이 화분에 꽂힌 팻말을 보고 아 '저 꽃집은 분명 많은 손님들이 찾아올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했기에 저런 팻말을 꽂아두었을 것이다. 개업을 하게 되면 여러 종류의 화분들이 사무소로 몰려든다. 하지만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아니고서야 식물 관리하는 법을 잘 모른다. 그래서 식물에 맞게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임의로 물을 많이 주거나, 적게 주어서 식물이 금방 시들어버린다. 


하지만 팻말이 있는 화분은 내용을 보고 그 시기에 맞게 물을 주면 된다. 그러면 오래 키울 수 있게 되고, 시들어버린 화분을 치워야 하는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된다. 나는 이 화분을 보고,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저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법률상담을 하러 온 의뢰인분들은 소송과는 먼 삶을 살다가 갑작스레 법적인 도움이 필요해 찾아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상담할때는 의뢰인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최대한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고 상담을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수임의뢰를 받게 되면 의뢰인분들이 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걱정을 덜 수 있도록 '고소장은 언제 접수할거고, 어떤식으로 접수하는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묻기 전에 먼저 알려드린다. 그러면 다들 '잘 진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답장을 보내주신다. 


나는 매일 화분에 꽂힌 팻말을 보면서 정말 내가 의뢰인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맞는지 항상 물어보며 변호사로서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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