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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밀밀 Mar 12. 2021

나도 레퍼런서가 될 수 있을까?

창고살롱시즌2 모집 오픈 시작

‘나의 서사가 레퍼런스가 되는 곳’ 창고살롱에서 시즌2 모집 오픈을 시작했어요. 


사실 창고살롱 시즌1은 단 2주 만에 프로그램 확정, 연사 섭외, 브랜딩, 상세페이지+인스타 홍보 이미지 제작까지 완료해서 모집을 시작했는데요. 모집 기간도 단 2주였고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게 가능했나 싶은… 물론 그전에 살롱지기들이 정말 많이 고민하고 대화하기는 했지만 역시 모든 건 마감이 가능하게 하나 싶기도 하고요. 그만큼 압박과 스트레스가 엄청나기도 했어요(컴퓨터 앞 미친X 제 멘탈은 여기에서 확인 가능). 


시즌2는 미리미리 준비하자는 생각에 시즌1 막바지부터 기획을 시작했는데요. 프로그램 운영하고 멤버 관리하고 콘텐츠 제작하면서 시즌2 준비까지 동시에 하는 건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시즌1 진행하면서 이미 체력이 방전된 상태이기도 했고요.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 ‘2월 중순 모집 시작, 3월 중순 오픈’이었던 스케줄을 대폭 수정해서 지난 3월 8일, 여성의 날에 시즌2 모집을 오픈했어요. 


시즌2 멤버십 시작은 3월 말부터 3개월간. 자세한 프로그램 구성과 일정은 창고살롱 노션에서 확인 가능하고요. 인스타에서 가장 빠르게 소식받아보실 수 있어요. 



창고살롱, 대체 뭔가요?


창고살롱이 독서모임이냐? 영화모임이냐? 글쓰기 모임이냐?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쉽게 설명하면 독서+영화 모임/강연/소모임이 멤버십 안에 결합된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구성한 데는 이유가 있는데요. 그냥 책만 읽을 수도, 그냥 강연만 들을 수도 있겠지만 창고살롱의 가장 큰 키워드는 '레퍼런스'인 것 같아요. 


스토리 살롱에서 양질의 콘텐츠(책과 영화)를 통해 레퍼런스를 얻는다면 레퍼런서 살롱과 스페셜 살롱에서는 사람을 통해 레퍼런스를 얻을 수 있고요. 이 과정에서 창고살롱만의 ‘구조화된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정리하고, 다른 멤버의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나의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인풋이 있다면 아웃풋도 있어야겠죠? 시즌1에서는 계획에 없던 북번개, 미니세미나 등 소모임 살롱이 여러 차례 진행됐는데요. 대화를 통해 나 자신과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연결이 시작되니 ‘이거 함께 해보면 어떨까요',‘이 레퍼런서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이런 이야기 들려드리고 싶어요' 등 욕구가 생겨나더라고요. 그게 소모임 살롱으로 이어졌고 일부 소모임 살롱 기획은 시즌2 살롱으로 발전되기도 했어요. 



물론 이 모든 게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어요. 살롱지기 세 명이 레퍼런서들의 말과 글을 열심히 지켜보면서 '이거 한번 해보면 어때요?''저거 한번 해보면 어때요?' 쿡쿡 찔렀고, 소모임 한 번에도 리허설하고 피드백하고... "커뮤니티는 물밑 작업이 전부"라는 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어요.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역동이 일어나더라고요. 시즌1을 마무리하면서 시즌2에 해보고 싶은 소모임 아이디어를 받았는데 깜짝 놀랐어요. 다들 마음속에 이런 것들을 담아두고 있었구나. 시즌2에서는 더 많은 분들이 창고살롱 안에서 자신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창고살롱이라는 ‘안전한 판'에서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소모임 살롱을 확대할 예정이에요. 


가보지 않은 길이라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해보면 또 길이 생기겠죠?ㅎㅎㅎ 부지런히 준비하되, 너무 완벽하려 노력하거나 선을 그어두지는 않으려 해요. 살롱지기들은 '판'만 느슨하고 단단하게 깔아놓을 뿐이죠. 



어떻게 '일'하며 '살'아야 할까? 



창고살롱 프리시즌과 시즌1에서는 일과 삶의 변곡점에서 커리어 방향을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이 모였어요. 이직을 준비하는 사회 초년생부터 육아휴직 중인 멤버도 여럿 있었고 출산과 육아 때문에 경력 공백이 생겼다 재취업한 멤버, 퇴사 후 다음 스텝을 고민하는 멤버, 20년 이상 직장에 다닌 멤버도 있었어요. 


고속도로처럼 뻥뻥 뚫릴 줄 알았던 커리어가 갑자기 울퉁불퉁 비포장 도로를 만날 때가 있잖아요.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고 캄캄할 때. 제게는 그게 출산과 육아이기는 했지만 꼭 엄마인 여성들만 커리어 방황을 하는 건 아니에요. 제 경우만 하더라도 아이가 어느 정도 손이 덜 가게 된 시기가 왔지만 여전히 어떻게 일하며 살아야 할지 어렵기만 하거든요. 여성 생애주기에 따라 번아웃, 건강 문제, 가족 돌봄 이슈... 다양한 변곡점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은 결국 삶의 일부이니까요. 


그럴 때 창고살롱이 '이 길로 가면 된다'고 깃발을 들어줄 수는 없지만 이런 길도 있고 저런 길도 있다고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주고, 함께 지지하며 연결될 수 있는 동료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만 이렇게 방황하는 게 아니구나. 저렇게 살아갈 수도 있구나. 나도 한번 해볼까.' 저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 창고살롱 공동창업까지 할 수 있게 됐고요. 1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 했을 일들을 좌충우돌하면서 매일매일 해내고 있어요.


시즌1 멤버이자, 시즌2 레퍼런서 살롱 연사인 두란님과 상세 페이지 때문에 이메일을 주고받는데 이런 답장을 보내주셨더라고요.  


"시즌 1을 끝내고 나니 처음의 무식한 용기가 쪼그라들긴 했어요. 내가 잘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사람도 레퍼런서가 될 수 있으니 모두들 힘을 내세요 라는 메시지를 던져 줄 수 있는 유일한 작은 사람인 듯하여 용기를 끌어내 보려 합니다."


두란님의 글을 읽으며 이영미 작가의 에세이 <마녀체력>에 나오는 문장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위층 할머니가 옆집 아줌마가 해냈다는 얘기를 들으면, 어쩐지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이 한 일을 나라고 왜 못할까 싶기 때문이다. 게으르고 잘 움직이지도 않다가 마흔 넘어서야 뒤늦게 운동이란 걸 시작했다.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강한 체력의 소유자가 된 내 경험이, 나만큼이나 평범한 다른 사람들 마음에 불을 지필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창고살롱에서 Narrative Connector를 맡고 있는데요. 기자 시절부터 특종은 못 해도(ㅎㅎㅎ) 삶의 세세한 결을 들여다 보고 화두를 던질 수 있는 글을 쓰는 걸 좋아했어요. 여전히 작고 평범한 이야기들에 더 마음이 가요. 돌이켜 보면 그런 이야기가 몸과 마음을 더 움직였던 것 같고요. 


시즌2에서도 혜영, 인성 두 살롱지기들과 함께 더 많은 레퍼런서 멤버들의 서사를 발굴하고 또 연결하고 싶어요. 그게 어떤 가능성으로 연결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시즌2 멤버십은 오는 3월 28일까지 모집 중이에요. 신청은 여기에서. 




막간 홍보1)

다음 주 월요일에는 제가 진행하는 글쓰기 살롱도 모집 오픈하는데요. 커리큘럼은 여기에서 참고해 주세요. 초고부터 퇴고까지, 내 글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서 피드백과 함께 완성해 보고 싶으신 분들 신청해 주세요. 소규모로 진행됩니다. 


막간 홍보2)

얼마 전에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 팟캐스트에 출연했는데요. 말을 잘 못하는 게 늘 콤플렉스였는데 웬일로 이날은 말이 술술… 아마도 많이 고민하고 정리된 주제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호스트인 정만춘, 아술아님과 삶의 맥락을 공유하고 있는 사이이기도 했고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창고살롱이 어떤 곳이 궁금하다면 들어봐 주세요.


막간 홍보3)

마지막으로,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펀딩을 시작했어요. 인쇄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더라고요? ㅎㅎㅎ 지난여름부터 열심히 작업한 책인데 유용한 레퍼런스가 될 거라 확신해요. 결론은 팍팍 밀어주세요. 


이상 홍보봇 홍밀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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