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밀밀 Sep 17. 2021

'인터뷰-엄마' 인터뷰 후기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했어요

-<한국일보> '인터뷰-엄마' 시리즈에 인터뷰이로 참여했다. 평소 김지은 기자 '삶도' 인터뷰를 즐겨 보기도 했고, '엄마' 기획도 고 최동원 선수 엄마 김정자님 인터뷰 때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인터뷰 제안이 왔을 때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바로 수락한 이유다.


‘인터뷰-엄마’는 그런 엄마의 삶을 기록하는 연재물입니다. 엄마를 가족이라는 울타리 밖으로 불러내어, 엄마의 삶과 성취를 조명합니다. 엄마의 목소리로 쓰는 허스토리이자, 살아있는 정의입니다.

-'인터뷰 엄마' 프롤로그 중


-요즘 마더티브의 새로운 기획인 '세상에 없던 산모 교실'을 진행하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비출산을 생각하던 내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고... 아이는 벌써 6살이 되었다. 그 사이 퇴사, 창간, 창업 등 엄마가 아니었다면 아마 하지 못했을 많은 일을 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1.  정말 고생 많았구나 2.  정말  받은 사람이구나.


나를 나로 살 수 있게 도와준 수많은 여자들이 떠올랐다.

 

-기사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기자를 그만둔 걸 후회한 적 없냐는 질문이 있었다. 기자 이외에 다른 꿈은 생각해 본 적 없다가 9년 만에 퇴사를 선택할 수 있었던 건 아이 덕분이었다. 일하며 아이 키우는 게 이토록 힘든 일이라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했다.


무슨무슨 언론사 다니는 기자라고 하면 간단히 설명되는 삶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는 삶으로 이동하는 게 결코 간단하지는 않았다. 자꾸만 '제가 사실 언론사에서 일하던 기자였는데요'라는 말을 꺼내게 되고, 내가 하는 일을 애써 부풀리거나 과하게 폄하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왜 이렇게 살아가는지. 이제는 내 삶과 일의 맥락을 스스로 만들어 가게 된 것 같다고. 그래서 좋다고.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다시 인터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이끌어 내는 과정. 이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면 좋겠다. 아, 그리고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표정 연기도 매우 즐거웠다.


@한국일보


-아래는 인터뷰 워딩 중 일부. 전문은 위에 있는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세상이 내 맘대로 안 되는구나’라는 걸 절실하게 느껴요. 그 전에는 그래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육아는 그렇지 않아요. 아이가 내 맘대로 크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나는 그간 육아도 일처럼 해오지 않았나 싶어요. 마치 완수해야 할 업무처럼, 성과를 꼭 내야 하는 일처럼. 그런데 깨달았어요. 엄마에는 최고가 없다는 걸,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걸요.

육아를 하면서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했고, 내 밑바닥까지 가보는 경험도 했죠.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나’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래서 좋은 건 삶을 더 깊고 넓게 볼 수 있게 됐다는 거죠. 인생의 끝과 끝을 경험해보게 되니까.


나는 아이를 가진 순간부터 뒤처지면 안 될 것처럼 정답을 향해 달렸는데, 알고 보니 정답은 없을뿐더러 노력한다고 해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매거진의 이전글 출산 5년 만에 '산모 교실' 기획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