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묘하네요
https://brunch.co.kr/brunchbook/whymomquit
안녕하세요. 홍밀밀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자주 들여다본 지 꽤 됐는데 정작 구독자 여러분께 인사는 처음이네요. 혼자만 보려고 쓰는 글도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SNS를 눈팅용으로만 쓰는 인간이라 죄송...ㅠㅠ
저에게 ‘엄마의 퇴사’는 정말 큰 의미가 있는 연재였어요. 단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을 뿐인데 왜 부적격 노동자가 된 심정으로 눈치보며 일해야 하는 걸까. 함께 사랑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왜 여자의 커리어만 위태로운 걸까. 일 잘하고 똑똑하던 여자들은 왜 애 낳고 노동시장에서 사라지는 걸까.
너무 억울했고 화가 났어요. 한글 문서를 열고 제가 퇴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분노가 더 커지기도 하고(ㅎㅎㅎ), 남편을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 구조를 들여다 보게 되기도 했어요. 글을 쓰며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 너무 서글퍼서요. 그렇게 한바탕 쏟아내고 나니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어요.
이 글들은 올해 초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응모했던 연재이도 해요. 그때가 아이 겨울방학이었는데 아이가 잠들어 있는 깜깜한 방에서 조심스럽게 노트북을 두드리던 기억이 나네요. 아이와 놀면서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글을 다듬었고요. 브런치북 프로젝트에는 똑 떨어졌지만 ㅎㅎㅎ 이렇게 브런치북으로 엮어 놓으니 뭔가 기분이 묘하네요. 좋은 쪽으로요.
https://brunch.co.kr/magazine/findingnewwork
기존의 ‘엄마의 퇴사’ 매거진은 ‘일을 잘하고 싶은 건 맞지만요’로 제목을 바꿨어요. ‘엄마의 퇴사’가 퇴사까지의 과정을 담았다면 ‘일을 잘하고 싶은 건 맞지만요’는 퇴사 이후의 이야기, 퇴사 이후에야 겨우 알게된 이야기를 담았어요. 앞으로도 차곡차곡 쌓아갈 예정입니다.
참, 간단한 근황은
-‘마더티브’에 썼던 글을 엮은 책이 조만간 출간될 것 같아요. 지금 막바지 작업 중이에요.
-브런치에 썼던 것처럼 저는 소셜벤처에 취직을 했고요. 월급 받고 샐러드 먹으며 틈틈이 운동하고 있어요.
-글쓰기도 다시 시작했고요. 벤 위쇼에 빠져 있습니다. 지난봄 다녀온 한 달 여행기를 꼭 완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럼 앞으로는 자주 소식 전할게요. 감사합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