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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Mar 13. 2017

기본교재, 종횡무진 서양사 x 사피엔스

어떻게 세계사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 이거 참 대책 없다. 커리큘럼이라도 있으면 그대로 따라 할 텐데 ‘하겠다’는 마음만 있을 뿐 ‘어떻게’가 없었다. 그래도 뭐라도 기본교재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 아, 뭔가 떠오른다. 《종횡무진 서양사》라는 책이 있었다.


한때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열심히 들은 적이 있었다. '휴머니스트'라는 출판사에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만화책 시리즈 완간 기념으로 시작한 팟캐스트다.  《종횡무진 서양사》를 쓰신 故 남경태 작가님은 여기서 세계사를 담당했다(종횡무진 시리즈에는 서양사, 동양사, 한국사, 그리고 역사 편이 있다).


그래, 그 책을 기본으로 삼자. 바로 《종횡무진 서양사》 1, 2권을 샀다. 처음엔 그냥 읽었다. 사람 이름도 헷갈리고 나라 이름도 헷갈렸지만 마구 읽었다. 중세 이후엔 더 헷갈렸다. 나라들은 뭉쳤다 흩어졌다, 난리도 아니었다. 같은 이름에 1세, 2세, 3세는 왜 그렇게 많은지. 그래도 그냥 읽었다. 열 받아서 한 번 더 읽었다. 그렇게 1, 2권을 두 번 읽었다. 그런데 머리에 남는 게 별로 없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조금 더 깊이 공부하기로 했다. 《종횡무진 서양사》를 기본교재로 삼고 다시 심기일전하여 첫 장을 펼쳤다. 그런데 첫 장부터 막히는 거다. 막혔다기보단 뭔가 해소가 안 됐달까?


첫 장의 제목은 ‘두 차례의 혁명’이었고 이는 각각 농경혁명과 도시혁명을 뜻했다. 이는 신석기 시대부터 시작된다는 의미였다. 바로 시작되는 소제목은 ‘산에서 내려온 사람들’. 즉 농경혁명을 거친, 산에 살던 신석기인들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내려온다는 이야기였고, 이어지는 소 쳅터의 제목은 ‘강에서 일어난 사람들’로 고대 이집트를 의미했다. 여기서 ‘강’은 나일 강을 의미한다.


선사시대 이야기는 2페이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퉁치고 넘어가긴 싫었다. 왜 그런 거 있잖은가. 시작하는 자의 꼼꼼함. 보통 공부할 때 앞부분엔 엄청나게 꼼꼼하게 공부하고 그러지 않는가. 나도 그랬다. 그래서 우선 선사시대를 공부하기로 했다. 그때 집에 있던 책이 《사피엔스》였다. 그때 쓴 공부 노트의 일부를 가져와 본다.


《종횡무진 서양사》에선 선사시대의 이야기가 2페이지 분량으로 끝난다. 하지만 그 긴긴 시대의 이야기를 그냥 넘기긴 아쉬워 잠시 샛길로 빠져 선사시대에 대한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선택한 책은 바로 《사피엔스》.

이 책을 읽자마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무식하게도 인간의 종이 하나인 줄 알았다. 그래서 유인원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진화하고 그들이 직립 원인이 되고 지금의 호모 사피엔스가 된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꽤 많은 인간 종이 있었고 그들은 독자적으로 진화했다. 결국은 호모 사피엔스(현생 인류) 빼고 다 멸종했지만.


그야말로 ‘긴긴’ 시대의 이야기가 며칠 공부한다고 파악될 순 없었다. 그저 넓고 얕게 보려고 했는데도 궁금한 게 자꾸만 튀어나와 미칠 노릇이었다. 게다가 궁금할 때마다 책을 다 사서 볼 수 있는 형편도 아닌지라(인문학책은 왜들 그렇게 비싸신지...) 도서관에 있는 책 위주로 공부하다 보니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뭐, 내가 공부할 줄 모른다는 점도 한몫했지만.


어쨌든, 《종횡무진 서양사》는 잠시 접어두고 《사피엔스》를 통해 단서를 잡으며 조금씩 조금씩 선사시대를 공부해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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