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25.)
- 산책
동네 공원에 다녀왔다. 공원은... 열린 공간이기도 하지만 은밀한 공간이기도 한 것 같다. 탐탐이와 내가 공원에 들어갈 때 한 아저씨가 머쓱하게 나갔다. 하지만 나는 보았다. 그전에 아저씨의 뒷모습을. 쉬야하는 뒷모습을. 탐탐이도 쉬야를 했다.
- 박스의 성
요술상자의 일 때문에 작은 박스가 잔뜩 생겼다. 탐탐, 기회를 포착. 물어나르기 시작했다.
"탐탐~ 뭐 해~~?"
모른 척. 안 한 척. 최대한 불쌍한 척.
급기야는 성을 쌓는다.
- 엄마스쿨: 물어와
탐탐이가 하두 심심해하길래 엄마스쿨을 열었다. 예전에 강아지 놀이에 대한 책을 빌려 읽은 적이 있는데 내용이 거의 교육을 시키는 거였다. 그때 난 '교육이 놀이야?' 이러면서 책을 덮었다. 교육도 그냥 교육이 아니라 뭘 넘고 막 그러는 거였다.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바뀌고 있다. 때론 살아가는 데 필요하진 않지만 놀이 삼아 일부러 꺼리를 만들어 교육을 시키는 것도 좋겠다고. 놀이 같은 교육을 하면 되지 않겠냐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물어와'다.
공을 살짝 굴리고 '물어와'를 해봤다. 처음엔 물고 오긴커녕 물고 갔다. 그런데 얼떨결에 물고 온 적이 있었다. 때를 노려 어마어마한 칭찬을!!!!
이제는 지 기분 좋으면 물고 오긴 한다. 근데 공을 안 뱉는다. 컥. 입에 문 공을 꽉 잡고 가만히 있으면 뱉는다고 어디선가 들어서 그렇게 했더니 더 세게 물고 있다. 컥. 어쩌다 뱉을 때 '뱉어'를 말했다. 그러면 그게 뱉는 행위랑 매칭 된다고 들었다.
사실 '뱉어'는 중요하다. 산책 갔을 때 이상한 걸 입에 물고 우물거리고 있으면 '뱉어'를 시켜야 한다. 물론 잘 안된다. 100번은 해야 할 듯.
어쨌든 '물어와'도 어쩌다 되는 수준이다. 대개는 안 뺏기려고 물고 가버리거나 굴러가는 공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그래도 어쩌다 물고 왔을 때 칭찬을 많이 해주니까 즐거워하는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