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3.)
- 제제, 내 텐트 안에서 자다
어제 오후 4시 넘어 제제가 집에 오면서부터 다견가정이 되었다. 2마리 이상 키우는 집을 다견가정이라고 한단다. 어제는 첫날이 그렇다고 치자. 우리 모두 그 상황이 낯설었으니. 하지만 다견가정의 서막은 이미 올랐으니...!
어제 제제에게 '프론트라인'을 발라서 내 방 입구에 울타리를 치고 나랑 같이 잤다. 약이 독해서 혹시나 탐탐이가 핥으면 안 되니까. 탐탐이는 요술상자가 데리고 잤다.
제제는 자주 자다 깼는데 그때마다 나도 깨고 한동안 잠이 안 와서 애를 먹기도 하고. 그러던 중에 제제가 내 난방 텐트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까진 텐트 옆 방석에서 자고 있었다. 아 물론 텐트 문을 반쯤 열어두고 있었기에 같이 있다는 느낌은 있었을 거다.
너, 온 지 하루도 안 됐는데 벌써 내 텐트에 들어오려고? 하면서 막아봤지만 기어이 들어오더니 내 팔을 턱 베고 자는 거다. 하두 어이가 없어서 그냥 두었다. 일주일 뒤에 같이 자나 지금 같이 자나. 하여간 친밀성은 갑이로군. 하지만 나는 잠을 잘 자지 못했다. 아이고 피곤해라.
- 다견가정 시대의 막이 오르다
자, 아침. 먹는 것부터 난리였다. 보호소에서 엄청 빨리 먹어야 했는지 제제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료를 순식간에 다 먹고 탐탐이의 사료를 뺏어 먹으려고 어슬렁거렸다. 간식도 어찌나 빨리 먹는지... 탐탐이는 천천히 먹는 편이라 내가 바디블로킹으로 막아주었다.
그 뒤로 장난감부터 시작해서 한 방석에 서로 앉겠다고 아웅다웅, 장난을 치는 건지 싸우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때론 격렬하게 엉겨 붙어있고, 뭣이 그리 신났는지 현관부터 거실 끝까지 100m 달리기하듯 둘이 와다다다다~ 왔다 갔다를 하지 않나.
한 마리가 무얼 하든 다른 한 마리가 시시콜콜 참견이다. 그러다 서로 하겠다고 난리. 엄마 무릎에도 서로 올라가겠다고 난리. 게다가 뭣 때문인지 한 마리가 짖으면 나머지도 따라 짖는다. 잘 안 짖는 탐탐인데... ㅠ.ㅠ 사실 제제도 잘 안 짖는 편인데 둘이 붙으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가보다. 1+1은 2가 아니었다. 화학작용이 일어나 더 큰 것이 되었다. 검색을 해보니 다견가정에서 지켜야 할 것들이 나왔다. 대부분 내용이 비슷비슷한데 추려보면 이렇다.
1. 밥은 분리된 공간에서 먹게 한다.
2. 산책도 따로따로 나간다.
3. 자기만의 공간을 주어라.
4. 배변판도 따로따로.
- 산책
산책을 따로 시켰다. 먼저 제제부터. 산책에 익숙하지 않은 녀석이라 빨리하고 오려고. 역시나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해 안고서 나갔다. 탐탐이 첫 산책 때처럼 아파트 단지를 돌았는데 끙아도 잘하고 쉬야도 잘했다. 하지만 역시나 지 맘대로 가려고 하고 불러도 오지 않고. 교육이 많이 필요하다. ㅋㅋㅋ
제제만 데려가서인지 탐탐이가 울었다고 한다. ㅠ.ㅠ 맴찢. 하네스를 빨리 주문해야 같이 산책할 수 있을 텐데.
다음은 탐탐. 동네 공원에 갔다. 폰을 두고 가서 사진은 못 찍음. 역시 두 달간의 교육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 엘리베이터도 잘 타고, 공원까지 잘 가고, 가서도 잘 놀고, 부르면 잘 오고. ㅠ.ㅠ 탐탐이 쵝오!! 비교 대상이 있으니 네가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티가 퐉퐉 나는구나.
탐탐이가 산책을 하고 오는 동안 요술상자는 '엄마스쿨'을 개장, 제제에게 '앉아'를 시켰다고 한다. 제법 하더라고.
- 사료 &간식
늦게 먹는 탐탐이를 위해 간식과 사료는 내 방으로 데려가 혼자 먹였다. 밖에선 요술상자가 제제에게 밥 먹이고. 예전 같으면 방에서 밥을 잘 안 먹으려 했는데 제제가 자신의 밥을 노린다는 것을 알았는지 편안하게 잘 먹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해야겠다.
제제는 이제 '앉아'를 터득한 것 같다. 간식을 주려 하면 뛰어오르고 난리였는데 지금은 잘 앉는다. 제제가 그렇게 허둥대고 있을 때 탐탐이는 착실하게 앉아서 간식을 많이 받아먹었다. 제제 덕분에 탐탐이가 간식을 더 많이 먹고 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 제제의 배변교육
역시나 제제는 아무 데나 쉬야를 한다. 첫날엔 그래도 깔아둔 배변패드에 싸더니 둘이 엉겨 붙고 뛰어다니는 통에 아무 데나 쉬~ -.-; 이젠 그러려니 하고 묵묵히 치운다.
탐탐이 혼자였을 땐 배변교육 차원에서 배변판 위에 올라가면 간식 주고 그랬는데 둘이니 그게 어렵다. 제제에게 뭔가를 교육하려고 하면 어느새 탐탐이가 와서 지가 다 하고 간식 달라고 조르고 있다. 어쩌지? 연구해봐야겠다.
아침 끙아도 어찌나 많든지... 어제 참았던 게 다 나왔나 보다. 물론 아무 데나 쌌음. 흑흑. 똥매니저는 웁니다.
- 요술상자의 애견 수제 간식
한 마리가 더 늘어난 덕분에 예전에 구입한 재료로 간식을 만들었다. 오늘은 오리 안심과 오리 오돌뼈.
오리 안심을 말린 후 잘게 잘라 산책 갈 때나 칭찬할 때 쓸 간식이 될 예정이다. 아래는 오리 오돌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