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4.)
- 어젯밤 상황
어제 자려는 데 두 마리가 한꺼번에 내 텐트에 들어왔다. 북적북적. 그러더니 두 마리가 쪼르르 요술상자에게 달려간다. 멀리서 들리는 요술상자 목소리, "한 마리만 와~~ ^^;" 그러더니 다시 우르르 내 텐트로. 아하하하하~ 좋... 좋구나. 탐탐이는 뭔가 불편했던지 텐트 옆 방석에서 자기 시작했다.
제제는 여전히 내 옆에서. 새벽에 제제 때문에 깼는데 녀석의 움직임이 '나 좀 예뻐해 주세요'라는 것 같아 짠했다. 그래서 마구 만져주고 또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쩐지 제제의 우울한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는 느낌.
- 엄마스쿨
제제는 이제 '앉아'를 제법 잘 한다. 가끔 까먹을 때도 있지만. 탐탐이는 FM. 아래 사진은 간식을 기다리는 모습.
- 탐탐 산책
동네 숲길에 다녀왔다. 날씨가 참 따뜻하더라. 탐탐이는 궁디 실룩실룩하며 잘도 다녔다. 한 가지 좋아진 점은 산책 줄을 팽팽하게 당기며 앞서 걷는 게 줄었다는 거다. 물론 기분 좋을 땐 막 뛰어가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자신의 반경을 알아차린 것 같다. 그리고 무조건 빨리만 가려고도 하지 않는다. 여유가 생긴 듯하다.
탐탐이 산책하고 있는 사이 제제는 노즈 워크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탐탐이가 산책 간 것에 무척 신경을 쓰더라고. 자기도 가고 싶다는 건지 분리불안인 건지(내가 없어서? 탐탐이가 없어서?). 그래서 노즈 워크에도 집중을 못 했다고 한다. 그러니 엄마스쿨도 제대로 못 했다고. 흠.
집에 오니 못다 한 종이 꾸러미가 몇 개 뒹굴고 있었다. 탐탐이가 조용히 다 풀어 간식을 빼 먹었다. ^^;
- 제제 산책
제제는 아직 여러 가지로 교육이 되어 있지 않아서 아파트 단지 내에서만 잠깐씩 산책하고 있다. 그래도 하나 나아진 점은 엘리베이터에서 스스로 내렸다는 정도. ㅋㅋㅋ 아직 멀었다. 그래도 꾸준히 조금씩 하다 보면 탐탐이만큼 하겠지.
처음 탐탐이 산책했을 때랑 거의 비슷하다.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만 가려 하는 것. 미안하지만 오늘은 대치를 좀 했다. 내가 우직하게(?) 제제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지 않고 앉아있으니 계속 당기다 한두 번은 내게로 다가오더라. 간식 주려고 했는데 그 잠깐을 못 참고 자기 가고 싶은 곳으로 팽하니 가버리는 탓에 못 얻어먹었지.
▼ 버티면서 딴청 피운다. 힘도 탐탐이보다 세다. 에혀~~
제제는 보호소에서 제대로 끙아를 못한 모양이다. 우리 집에 왔던 첫날엔 푸지게 끙아 한 방 날렸는데 그 후론 끙아를 안 했다. 그리고 산책 나가니까 푸짐한 끙아 두 방을. 얘 참다 참다 못 참을 때 싸거나 산책 나올 때만 싸는 거 아냐?
또 신기한 건 짧지만 탐탐이랑 비슷하게 먹었는데(덩치가 더 커서 조금 더 주긴 했지만) 끙아 양이 완전히 다르다. 엄청나다. 귀에 염증이 생겨 약을 먹긴 하지만 그렇다고 양의 차이가 이렇게 나나? 요술상자와 나는 보호소에서 참던 끙아를 여기 와서 다 싸는 게 아닐까 하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빵빵하던 뱃살이 좀 줄었다.
혹시나 해서 제제의 몸무게를 재 봤더니 하루 반나절 사이에 200g이나 줄었더라. 6.4kg에서 6.2kg이 되었다. 그 배가 뱃살이 아니라 다 끙아였던 것인가... 정말 그렇다면 그동안 얼마나 괴로웠을까. 푸지게 계속 싸봐라. 언젠간 탐탐이처럼 새초롬한(?) 끙아가 나오겠지.
- 노는 거야? 싸우는 거야?
애독하는 푸들 엘리 블로그에서도 그랬고 검색을 통한 다수의 글에서도 그렇고 이빨까지 드러내면서 싸우는 것 같은데 누구 하나 다치지 않는다면 그건 노는 거라고 했다. 진짜 싸우는 건 장난 아닌 모양이다.
그렇담 탐탐 &제제는 싸우는 게 아니라 노는 거다. 힝. 얘들은 대부분 소리도 없이 엉겨 붙는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 그러고 있으면 그러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다. 거친 숨소리나 발 구르는 소리로 알아낼 뿐. 하지만 가끔 으르렁거리려고 하거나 짖으려고 하기도 해서(소리를 약간 낸다는 뜻이다) 그땐 제재를 가한다. "그만~~" 이 정도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 만약 둘이 사이가 안 좋다면
탐탐이와 제제는 사이가 좋은 편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탐탐이는 욕심이 좀 많고 질투를 하는 것 같다. 제제는 아직 욕심과 질투는 모르겠으나 꾀보다. 은근슬쩍 지가 하고 싶은 걸 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내가 보기엔 이런 서로 다른 성격 탓에 서로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실제로 탐탐이는 제제가 온 후로 눈물 뿜뿜이다. 다른 요인도 많겠지만 눈물을 많이 흘리는 이유 중 하나가 스트레스란다. 탐탐이의 생활 중 바뀐 건 제제의 입양뿐이니 스트레스일 확률이 매우 높다. 물론 제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거다. 동물 보호소에서 털을 바짝 깎아놔서 눈물 자국은 잘 안 보이지만 나름 스트레스를 받을 거다.
어떻게 해야 할까? 또다시 푸들 엘리 블로그를 참고했다. 제목은 '둘째 강아지를 들였는데 둘이 사이가 안 좋다면'이지만 우리 개들은 사이가 좋다. 아직은. -.-;
서열을 정리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도 어느 날 같이 살기 시작하면 사소한 것으로도 엄청 싸우지 않던가. 쌍둥이 남매라도(푸들 엘리 블로그에선 '동배견'이라고 부르더라) 취향과 성격이 서로 다른 거다. 그러니 둘이 이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거다. 정리가 안 돼서 1년이든 2년이든 싸우기만 한다면 같이 살 수 없다고 한다. ㅠ.ㅠ 하기사 사람도 처음엔 엄청 싸우지만 적절하게 타협하고 살지 않던가. 그게 아니면 빠이빠이 하는 거니까.
견주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과 적정 수준에서 개입하는 것이다. 각자 산책을 매일 1~2회 해주고 똑같이 예뻐해 주고 공간 분리해주고.
그래. 엄마들이 해줄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다. 우리 20년 이상은 같이 살아야 하지 않겠니. 서로서로 존중하며 적정한 선에서 타협해 보거라.
- 제제
무슨 소리만 들리면 짖는다. 생각해보니 제제는 TV 소리도, 세탁기 소리도 듣지 못했던 녀석. 세탁기 돌아가는 걸 보게 해주니 안정됐다. 세상엔 참 많은 것들이 존재하지?
▼ 둘은 사이가 좋다(라고 믿는다). 좌 제제 우 탐탐
▼ 닭발 씹는 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