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탐탐이와 제제 #78 진격의 넥칼라

by 홍난영

(2018. 3. 15.)


- 진격의 넥칼라


제제 입양 초기. 텃세를 부리는(것처럼 보이는) 탐탐이 때문에 제제는 늘 곤란해했었다. 참다 참다 못 참으면 현관문 근처의 배변 패드에 올라가 숨을 고르곤 했다. 왜 그 장소를 택했는지는 모르겠다.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했는지 어쨌든 제제에겐 최후의 보루였던 셈이다.


지난주 금요일. 같은 날 제제는 중성화 수술을 했고 탐탐이는 미용을 했다. 둘 다 약점을 하나씩 가지게 되었는데 미용을 한 탐탐이 쪽의 약점이 훨씬 컸던 모양이다. 게다가 넥칼라를 두른 제제의 진격. 제제는 친근감의 표시로 옆에 붙어있으려고 했는지 몰라도 털이 깎인 탐탐이에게 넥칼라는 공포 수준이었을 거다. 게다가 제제 덩치가 더 크니까.


전세가 역전되었다. 묘하게 흐름이 바뀌었음은 나도 알겠더라. 제제가 은근 탐탐이를 누르려 하는 것 같다. 진심인지 아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개들의 세계라서. 어쨌든 탐탐이 역시 최후의 보루로 현관문 앞의 배변 패드를 택했다는 거다. 제제의 치근덕이 너무 싫으면 거기가 앉아 있었다. 왜 하필 거기일까?


제제는 예전처럼 한 방석에 누워 같이 자려고 하는데 탐탐이 입장에선 좁고 넥칼라 때문에 거추장스럽다. 그러니 온종일 시달림을 받고 있는 거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예전 탐탐이처럼 장난을 걸진 않는다는 거.


내일이면 실밥을 풀고 별일 없으면 넥칼라를 벗는다. 어떻게 할는지 궁금하다. 탐탐이는 넥칼라가 없는 제제를 편안하게 받아줄 것인지. 그리고 털이 조금씩 자라 아주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는 탐탐이 또한 앞으로 제제를 어떻게 대할지 궁금하다. 예전처럼 계속 장난 걸고 그럴 것인지. 관전 포인트다.


- 산책


비가 잠시 멈춘 사이 탐탐이와 산책을 다녀왔다. 빠르게 제제를 데리고 나갔으나 그 사이를 못 기다려주고 비가 주룩주룩. 불쌍한 제제는 복도만 왔다 갔다, 계단만 오르락 내리락하다 집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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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제의 쉬야


집에서 도통 쉬야를 하지 않는 제제는 탐탐이가 산책 나간 사이 배변 패드에 올라가 쉬야를 했다고 한다. 정확한 조준엔 실패했지만 요술상자는 기쁜 마음으로 폭풍 칭찬을 해줬다고 한다. 비가 하루종일 올 때는 산책을 나가지 못하니 집에서도 쉬야를 잘 하는 제제가 되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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