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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May 06. 2018

농업혁명의 다른 관점

내게 있어 농업혁명은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인간이 문명으로 진입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라고나 할까? 그들은 정착했고, 농사를 지었고, 잉여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급이 생기고 도시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농업혁명이야 말로 인류 역사에 있어 커다란 전환기임은 틀림없다,라고 배웠고 '농업혁명 =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 생각은(주입됐을 가능성이 높다) 여지없이 무너졌다. 책 《사피엔스》에서도, 책 《식량의 세계사》에서도 우리의 조상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그 순간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실수'였을지도 모른단다. 책을 읽고 나름 생각을 해보니 그런 것도 같다. 하지만 이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그들이 최악의 실수라고 이야기하는 데에는 근거가 있다. 


1. 수렵·채집인들에 비해 더 많은 노동을 했지만 식량의 입장에서는 더 좋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렵·채집인들이 더 다양한 먹을거리를 섭취할 수 있었기에 영양이 더 좋았다고 한다. 농사는  영양실조, 관절염 등을 일으켰고 곡식을 먹음으로써 발생하는 당분 때문에 치아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2. 농사를 짓고 정착생활을 하게 되면서 전염병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구는 점점 늘어났고 생활 범위는 점점 좁아졌다. 이는 전염병이 돌기 딱 좋은 조건이 되었다. 


3. 게다가 농사를 지음으로써 발생하는 '잉여'. 이것이 문제의 씨앗이 되었다. 스스로 식량을 구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자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는 계급의 분화로 이어졌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나에게 인식의 전환을 주었다. 학교에서 가르쳐준 단답형 지식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며 다양한 관점에서 질문할 수 있는 힘을 더 길러야한다는 것이다. 여러 각도에서 현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 그것은 역시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한 각각의 사람들의 논리들를 더 공부해야한다. 역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말이다. 



서양사를 공부하기 위해 기본서로 읽고 있는 책 《종횡무진 서양사 1》에서는 '처음에 농경과 사육이 행해진 곳은 서아시아 북부의 고원지대, 바로 오늘날 터키가 자리 잡은 소아시아'였다고 한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소아시아는 '아시아 대륙의 서쪽 끝, 흑해 ·마르마라해 ·에게해 ·지중해 등에 둘러싸인 반도'다. 


책 《사피엔스》에서는 '인류가 농업으로 이행한 것은 기원전 9500~8500년경 터키 남동부, 서부 이란, 에게 해 동부 지방'이라고 말한다. 대체로 같은 지역을 이야기하고 있다. 


출처 : 구글지도


그렇다면 호모 사피엔스들은 왜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까? 또 농사를 지으면서 정착을 하게 된 것일까? 아니면 정착을 한 후 농사를 짓게 된 것일까?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알아보려고 한다. 이제 서서히 호모 사피엔스들은 문명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인지혁명을 겪은 호모 사피엔스에겐 예상된 단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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