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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Apr 13. 2019

오늘도 개똥 이야기(feat. 블랙)

할아버지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강아지만 보면 똥치우라고 잔소리하시는 분들의 95%는 할아버지들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똥츄를 흔들며 잘 치우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기분이 나쁜 건 사실이다.


나는 늘 산책 가방을 메고 다닌다. 거기엔 똥츄가 달랑달랑 달려있고 맨바닥에 쌀 것을 대비하여 물티슈와 휴지도 준비하고 있다.


오늘, 블랙이와 산책을 하는데 저쪽에서 할아버지 두 분이 걸어오고 계셨다. 그런데 블랙이가 똥 쌀 포즈를 취하는 게 아닌가. 당연히 똥은 치울 거지만 할아버지들이 잔소리를 해댈까 봐 신경이 곤두섰다. 이런 면에선 내가 좀 예민하다.  


오늘따라 유난히 푸짐하게 싸놓은 블랙. 할아버지 한 분이 블랙이가 똥 싸놓은 걸 지켜보신다. 저기요... 치울 거거든요~ 아무 말 없이 똥츄에서 비닐봉지를 뜯어내니 그제야 발걸음을 옮기신다.


이래서 내가 남의 개 똥을 치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거다. 내 개의 똥은 아니지만 개들이 맨날 길바닥에 똥이나 싸고 보호자들은 똥도 안 치우고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오해할까 봐.


아... 그래도 아직은 남의 개 똥은 못 치우겠다.


자기 개의 똥은 자기가 잘 치웁시다!


어째 요즘은 개똥 이야기만 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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