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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Sep 02. 2019

대기 순서

라라는 밥을 늦게 먹는다. 가끔은 깨작대다가 안 먹는다. 그럴 때는 밥그릇을 뺏는다. 먹기 싫으면 먹지 마라.


어쨌든 밥을 늦게 먹기에 다른 애들은 다 먹고 라라 주변으로 몰려든다. 아니 주로 주주와 블랙이가 서성거린다. 혹여나 라라가 사료를 몇 알 흘린 상태에서 밥그릇에서 물러나면 떨어진 걸 얼른 먹으려는 심산이다. 다행히 밥그릇의 사료는 건들지 않는다. 떨어진 것은 주인이 없다고 생각하나 보다.


그런데 웃기는 건 대기하는 데도 순서가 있다고 생각하나 보다. 블랙이는 같이 서성거리는 주주에게 그렇게 성질을 낸다. 떨어진 걸 자기가 먹으려는 의도일 거다. 하지만 난 용납할 수 없다. 라라가 물러남과 동시에 바닥에 떨어진 사료를 주워버린다. 블랙이는 내가 얼마나 야속할까. 어떻게 지킨 대기 순서인데...


그래서 가끔은 그냥 둘 때도 있다. 먹어라,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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