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임시보호를 해보다

첫 임보 강아지 이름은 밍키

by 홍난영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봉사를 나가다 보니 전문 봉사자와 가까워졌다. 봉사할 때마다 설거지, 똥줍을 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목욕도 한두 번씩 시키곤 했다.


(2018년에 있었던 일의 기록입니다. 지금은 보호센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다 임시보호 제안을 받았다. 폐렴과 심장사상충에 걸린 아이라고. 이름은 밍키라 했다.


P20180705_160635974_4C2E3650-1023-47AC-83AD-4D35EB7DDFEE.jpeg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 임보를 하게 된 밍키와 함께(2018년)


그때 처음 접하게 된 임시보호와 심장사상충(탐탐, 제제는 예방약을 먹고 있었지만 병의 자세한 건 모르는 상태였다).


여기서 잠깐 심장사상충에 대해 알아보자. 조금은 길 수 있지만 그래도 적어본다. 잘 아시는 분들은 스킵하시길. ^^


심장사상충은 모기를 매개체로 강아지에게 심장사상충이라는 기생충의 유충이 들어와 시작되는 병이다. 모기는 유충을 가지고 있다가 피를 빨면서 강아지에게로 옮긴다(물론 고양이에게 옮길 수도 있는데 강아지라는 숙주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유충은 강아지의 몸에서 자라 자손을 불리는데 최종적으로는 심장과 폐 쪽에 가득 차면서 숙주, 즉 강아지가 죽게 된다. 심장에 사는 실처럼 긴 모양의 기생충이라 하여 '심장사상충'이라 부른다.

심장사상충이 자라는 걸 막기 위해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한 달에 한 번 먹여야 한다. 하지만 유기견들은 약을 먹지 않기에 많은 아이들이 심장사상충에 걸려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선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본격적으로 치료하기 앞서 한 달 정도 전처치 약을 먹어야 한다. 전처치 약을 다 먹은 후 24시간 간격으로 주사를 두 번 맞는다. 그리고 다시 후처치 약을 한 달간 먹는다.

물론 일반적인 치료방법이며 병의 경중에 따라, 병원에 따라 치료방법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후처치 약까지 다 먹은 후,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3번 먹는다. 한 달에 한 번 먹는 약이니 세 달이 걸린다. 그 후에 검사를 해서 음성이 뜨면 완치로 본다.

그러니 최소 5~6개월은 필요한 것이 바로 심장사상충이다. 치료 기간엔 심장에 무리가 가는 활동은 못 하게 해야 한다. 산책도 간단하게는 가능하지만 뛰어다니면 안 된다.


밍키는 당시 3살 추정이었다. 우리 애들(탐탐이와 제제)는 1살이 채 안됐던 상황. 셋은 잘 지내는 편이었다.


임보를 시작하면 최소 2주는 강아지에게 적응 시간을 줘야 한다. 그들도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지 않겠는가. 나름의 규칙을 알려주고 잘 따라주면 간식 등으로 보상을 해준다. 예를 들어 배변패드의 위치는 여기니 그쪽에 좀 싸줘, 라든지 너의 쉴 곳은 여기야, 라든지. 교육방법은 유튜브에 많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


P20180707_201029058_A56ABBDF-9DE2-49A6-84EB-E780BBD0646D.jpeg 좌로부터 탐탐, 밍키, 제제


최소 2주간은 적응기간으로 배변 실수도 잦을 수 있고 함께 지내는 강아지와 트러블이 있을 수도 있다. 사람도 낯선 곳에 가면 헤매는데 사람 사는 낯선 환경에 강아지가 들어온 것이니 얼마나 더 헷갈리겠는가. 이해해줘야 한다. 그들도 함께 살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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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키는 심장사상충 치료 중이었기에 산책은 가볍게만 시켰다. 그래도 얼마나 좋아하던지. 밍키가 있는 동안 탐탐, 제제가 1살을 맞이해 제제맘이 만들어주는 간단한 케이크(강아지용)도 함께 먹기도 했다.


(밍키는 다른 글에 다시 한번 등장할 예정이니 잘 기억해주시길 ^^)


그렇게 심장사상충 주사를 맞고 후처치 약을 먹는 한 달 동안 우리 집에 있었다. 후에 밍키는 '버들'이라는 이름으로 입양을 갔다. 3kg 정도로 작은 아이라서 가능했을 거다. 문제는 심장사상충을 치료했다는 것. 물론 완치 판정까지는 못 받았지만 잘 케어해서 검사까지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입양을 보냈다고 한다.


아마 심장사상충을 앓고 있는 아이였다면 입양이 힘들었을 것이다.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리지만 치료비 또한 상당하기 때문이다.


P20180802_141804880_35988028-C3FB-4BA2-8DE6-59853A57BFFA.jpeg 가족을 만난 밍키(아니 버들이)


밍키를 임시 보호하고, 심장사상충 치료를 하고, 입양을 가는 일련의 일들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시각이 생겼다. 아픈 아이를 치료하면 입양의 길이 조금 더 열릴 수 있겠구나...


그러면서 그동안 무심히 보아 넘기던 보호센터의 광경들이 떠올랐다. 빨간 명찰, 그리고 줄지어 있던 약병들. 전문 봉사자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심장사상충에 걸린 아이들(빨간 명찰)을 치료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마리라도 더 입양을 보내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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