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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Oct 11. 2021

글은 그냥 나를 거들뿐

글쓰기는 어릴 때부터 내 곁에 있었다. DNA에 있는지 그냥 쓰고 싶어서 계속 써왔다. 뭐가 됐든 말이다. 


우리 집안(?)을 살펴보면 나만큼 글쓰기, 책 읽기를 좋아한 사람은 별로 없다. 유일하게 알려진 분은 외할머니다. 외할머니는 그 시절 많이 배우진 못했지만 소설을 쓰셨다고 한다. 화선지에 붓으로...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엄마와 이모에게 전해 들었다. 그때 아, 나는 외할머니의 DNA를 유일하게 물려받았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웃기지만 내 인생 사십몇 년 동안 '글쓰기'를 가지고 온갖 생각과 짓거리들을 해왔다. 어릴 땐 그냥 생각 없이 썼고 성년이 돼서는 글로 먹고살고 싶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있는 재주가 그다지 탁월하지는 못해서 전업작가는 될 수 없었다. 그에 또 얼마나 좌절을 하곤 했는지. 


작년까지도 이런 글을 썼었다. 


https://brunch.co.kr/@hongnanyoung/334


그런데 이젠 아니다. 글로 먹고살겠다는 것은 포기했다. 아니, 포기라기 보단 내 입장에서 그건 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철없는 욕심을 버린다고 하는 게 옳겠다. 하지만 비록 약할지라도 내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으니 지니고는 가야 할 것이다. 


생각을 바꿨다. 글은 그냥 나는 거드는 녀석인 걸로. 어떠한 것도 원하지 않겠다. 물론 목적은 있다. 하지만 그건 나의 목적일 뿐 글을 읽는 사람은 아닐 수 있으니. 그 또한 바라지 않겠다. 


다만 나는 내 목적을 가지고 쓸 뿐이다. 내 인생 전반의 목적을 거드는 것 중 하나가 글일 뿐이다. 


글쓰기에 대한 글은 종종 써야겠다. 내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존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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