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방구석에서 글감 구하기

by 홍난영

환갑까지 전자책 백 권 쓰기


환전백 프로젝트를 진짜 진행하기로 했다. 환전백이란 '환갑까지 전자책 백 권 쓰기'인데 사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프로젝트였다. 내가 전자책 전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으니 원고만 있으면 되는데 그 원고가 잘 안 나왔다.


내년이면 환갑까지 13년이 남는다. 이제는 정말로 진행을 해야 했다. 그런데 여태까지 안 나오던 원고가 갑자기 잘 나올까?


환전백1.jpg


일단 매일 써보자


그래서 일단 어떤 글을 쓸지, 어떻게 글을 쓸지부터 다시 점검해보기로 했다.


먼저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읽어봤다. 수많은 책에서 이야기하는 건 어쨌든 매일 쓰라는 거. 많이 읽고 많이 쓰라는 거. 그 외에도 다양한 조언들이 있었지만 우선 매일 써보는 것부터 해보기로 했다. 밑져야 본전 아니겠는가. 그게 11월 5일이었다.


스크린샷 2020-11-19 오후 10.11.40.png


스크린샷 2020-11-19 오후 10.11.34.png


어제 있었던 일을 매일 아침에 써보자


그런데 매일 뭘 쓰지? 고민하다 어제 있었던 일들을 써보기로 했다. 이른바 '어제 일기'다. 아침에 가만히 앉아 어제 내가 뭘 했는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쓸만한 것을 찾아 짧더라도 정리해서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내 기억력을 믿을 수 없어 작은 수첩에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날짜를 적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날 메모를 보면서 쓸 만한 것들을 모아 쓰기 시작했다.


단, 그런 글들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다. 브런치에는 좀 더 글다운 글을 써보고 싶었다.


나의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foodsister


누가 보든 말든 그렇게 쓰다 보니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을 해서인지 아, 이 에피소드를 확장해서, 혹은 변형해서 이런 글을 쓰면 좋겠다는 것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글감, 그리고 주제


써보면 좋겠다는 '글감'은 에버노트에 적어놓기로 했다. 그리고 쓰게 되면 완료 표시를 해놓고.


스크린샷 2020-11-19 오후 10.13.00.png


'글감'을 모으다 보니 하나로 묶으면 좋겠다는, 소위 큰 주제가 떠올랐다. 그 주제 중 하나는 '강아지에게서 인생을 배운다'는 거였다. 사실 나는 강아지들과 살면서 그들을 관찰하면서 소소하게 인생을 배우고 있다. 그래서 그 방향으로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 대단한 건 아니고 일단 초고를 쓴다는 느낌으로.


그렇게 부담 없이 쓴 글이 '강아지도 반복하면 잘하게 된다'였다. 얼마 전에 썼는데 오늘 다음 '동물' 섹션에 뜬 모양이다. 조회수가 5,000이 넘었다고 알람이 왔다. 대단한 글도 아닌데... ^^;


https://brunch.co.kr/@hongnanyoung/365


스크린샷 2020-11-19 오후 10.20.53.png


그래서 글감 리스트에 있던 '방구석에서 글감 구하기'라는 글을 써보기로 했다. 그것이 바로 이 글. 어찌 됐든 매일 썼고, 쓰기 위해 생각했고, 생각하다 보니 글감이 나오고, 글감을 모으다 보니 주제가 떠오르고. 또 더 잘 써보기 위해 책을 읽고.


습관이 변화를 만든다


매일 쓴다고 뭐 변하겠어? 생각했지만 여태까지 못했으니 그렇게라도 해보자 싶어 해 봤는데 약 2주 만에 뭔가 변하긴 했다. 나도 신기할 노릇이다. 문제는 매일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내 사고방식의 변화다. 다만 사고방식이 변하려면 쓸데없어 보이는 것도 매일 해야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환갑까지 전자책 백 권을 쓸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목표를 위해 매일매일 글을 쓸 것이다. 허접하더라도. 쓰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전자책 백 권을 쓰겠는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작지만 잦은 성공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