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기견 이야기 : 째깐이도 웃을 수 있어요

임시보호는 유기견을 살린다

by 홍난영

우리의 첫 임보견 '밍키'가 입양을 가고, 새 식구 라라와 주주가 온 후 또 한 마리의 유기견을 임보 하기로 했다. 이름은 째깐이. 너무 작아서 그리 붙였다고 했다. 임보 기간 동안 2kg을 만드는 게 목표일정도로 작은 아이였다. 잘 먹지도 않아서 결국 2kg를 못 채우고 임보 종료되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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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깐이는 2~3살 정도 됐었다. 이 아이 역시 심장사상충 치료 중이었고 한 달 동안 후처치 약을 먹기 위해 우리 집에 왔었다. 째깐이는 표정부터 참 우울했고, 사회성도 없어서 자기감정을 표현하지도 못했고, 우리 집 강아지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A47E1256-608A-4CFC-B445-02A361EF3BFE.jpeg 왼쪽부터 째깐, 제제, 주주


하지만 점점 우리 애들과도 지내기 시작했고 나중엔 임보 엄마에게 발라당 뒤집기도 했다. 간식을 줄 때면 좋아서 빙빙빙 돌기도 했다.


59541CA6-1A87-49DA-9211-D04E78CCD432_1_201_a.jpeg 왼쪽부터 탐탐, 제제, (가운데) 째깐, 주주, 라라


앉아, 기다려, 손 등의 교육도 받았고 결국 우리 애들과 함께 차분하게 간식도 받아먹을 줄 아는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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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도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무엇이 째깐이를 힘들게 했는지 인상을 쓰고 있는 표정이었는데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째깐이는 웃는 표정도 슬쩍슬쩍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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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깐이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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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째깐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을 때였다. 우리 집은 복도식 아파트여서 복도를 지나야 밖으로 나갈 수 있는데 복도에 나오자마자 애가 얼음이 됐다. 간식으로 아무리 꼬셔도 움직이질 않았다.


우리의 결론은 '째깐이는 살면서 산책을 해본 적이 없다'였다. 그리고 간식 등을 주려고 손을 올리면 납작 엎드렸다. 많이 맞았다는 이야기다. 본능적으로 손을 피하려는 것이다.


우리 집에 약 한 달간 있으면서 손을 올릴 때 납작 엎드리는 행동은 많이 없어졌다. 그리고 여전히 밝은 표정은 지속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처음보단 많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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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사상충 후처치 약을 다 먹고 임보는 종료되었고 째깐이는 보호센터로 되돌아갔는데 돌아간 그날 바로 입양이 됐다고 했다. 새롭게 얻은 이름은 '꽃분'이라고 했다. ^^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산책하는 법은 배웠는지 모르겠다. 잘 살고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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