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의 어느 날, 전문 봉사자가 강아지에게 분유 좀 타서 먹여달라고 했다. 보니 손바닥만 한 녀석들이 꼬물거리고 있었다. 생후 3주에 버려져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아이들. 어찌나 안쓰럽던지... 너무 작아서 일부러 내 손이랑 같이 사진을 찍었다.
다섯 마리가 한꺼번에 들어왔는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 한 마리는 벌써 별이 되었다고 했다. 남은 아이들은 여자 둘, 남자 둘이었다. 보호센터엔 이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아닌지라 안쓰러운 마음은 있었지만 어떻게 해줄 도리가 없었다.
그러다 이 아이들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제프렌즈를 만든다고 한창 바쁜 날들이었지만 임시보호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친구와 나는 넷 중 작은 두 마리를 집에 데려왔다.
아이들은 코로나 장염에 걸려있었다. 안 그래도 꼬물이들은 면역력이 약한데 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보호센터에 있으면 아무래도 이런저런 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진다. 요즘 보호센터에서는 시스템을 만들어 전염병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데리고 온 애들은 모두 작았지만 그래도 구분을 위해 큰 애, 작은 애로 부르기로 했다. 말이 큰 애지 사실 둘 다 1kg도 안 되는 쪼꼬미들이었다. 둘은 쭉쭉 설사를 해댔다. 작은 애의 경우는 660g에서 살이 더 빠져 630g이 되기도 했다.
병원에 데리고 다니며 살려보려고 노력했지만 큰 애는 이겨내지 못하고 별이 되고 말았다...
작은 애는 살아남았지만 얼굴, 귀, 등에 말라세치아 균이 번져 털이 빠졌다. 돌려보내기가 어려워 계속 임시보호를 하며 치료를 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얼마나 예쁘던지. 나는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보내기 싫은 마음과 보내야 하는 마음이 엄청 싸웠다. 하지만 결국, 입양을 결정했다. 도저히 보낼 수가 없었다.
보호센터엔 작은 애의 남매견이 남아있었다. 남자애 둘인데 그중 하나는 뒷발이 약간 기형이었다. 발가락이 6개고 살짝 휘어있었다. 그 때문인지 남자애 둘 중 하나는 입양을 갔고 그 아이만 남았다.
마치... 탐탐이와 제제 같았다. 여자애는 입양됐고 남매견, 남자애는 보호센터에 남았다. 약간의 장애가 있어 입양을 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친구는 제제 때의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남은 남자애의 입양을 결정했다.
이 쌍둥이 남매들의 이름은 각각 '라라', '주주'가 되었다. 탐탐이와 라라를 합치면 탐라, 제제와 주주를 합치면 제주. 모두 합치면 탐라제주. 그렇게 우리는 한 집에 사람 둘, 강아지 넷이 무리 생활을 하는 다견가정이 되었다(2018년의 일이다. 라라, 주주는 벌써 3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