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5일을 추억하며)
두달살기 숙소 바로 앞에는 ‘봉구비어’가 있었고 같은 라인 저쪽, 한 300미터 더 걸어가면 ‘청담동 말자싸롱’이 있었다. 봉구네와 말자네 외에도 그 라인은 온통 술집이었다. 숙소는 ‘구제주’라 불리는 곳에 있었다. 일종의 ‘시내’다. 덕분에 두달살기는 평화롭고 한가하지만은 않았다. 눈에 보이는데 어찌 넘어가지 않으리오. 아, 유약한 인간이로고.
정말 간단하게 마시려고 봉구비어에 갔던 거다. 정말이다. 그런데 다들 그렇겠지만 맥주라는 놈은 좀 끈질긴 면이 있다. 한 번 붙잡으면 도통 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 잘 안다. 그것은 맥주의 탓이 아니라 내 탓이라는 것을. 하지만 핑계 좀 대자. 부끄러우니까 말이다.
사실 봉구비어 같은 곳은 정말 딱 한두 잔 마시기에 좋은 곳이다. 그 이상 마시면 그닥 싼 것도 아니게 된다. 더 마실 조짐이 보이자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저~ 쪽에 있는 말자싸롱에 가볼까?
먹다 보니 안주시키는데 과감해졌다. 사진은 안 찍었지만. 그러다 보니 젠장. 일반 술집(?)에 가는 거보다 돈이 더 들었다. 근데 재미있었다. 제주에 와서 봉구&말자라니. 아마 비슷한 브랜드가 더 있었으면 ‘투어’를 했을지도 모른다. 상구비어라든가, 예전에 용인에 살 때 가끔 가던 ‘옥탑방 오봉자 싸롱’이라든가. 요즘도 이런 류의 맥주집이 성행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생각난다. 친구들과 봉자네 간 적이 있었다. 한 친구는 이런 술집을 좋아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안주를 다양하게 시켜 먹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친구는 다 합치면 그렇게 싼 것도 아니라면서 차라리 제대로 된 곳을 가자고 주장했다. 이건, 조금 비싸긴 하지만 품질 좋고 무난한 디자인의 브랜드 옷을 사서 오래 입는 걸 좋아하는 사람과 싸고 트렌디한 옷을 한 해 입고 버리는 걸 선호하는 사람과도 같다.
살아가는 방식이다. 어쩌면 이토록 다를 수 있을까? 친구 몇 사이에서도 이렇게 다른데 세상 사람들은 얼마나 다양할까. 하기사 그러니까 다양한 철학의 기업들이 살아남은 거겠지.
나? 나는 아무래도 좋다. 각자의 맛이 있는 거니까. 정답는 없는거다. 하지만 가장 선호하는 안주는 있다. 불닭발이다. 후에 봉구비어 옆에 있는 '부가네 얼큰이'에 반하는 사건이 있었으니... 아호, 거기 불닭발 쵝오! 침 쥬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