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제주한담

우당도서관에 가기 위해 땡볕을 걷다

by 홍난영

(2015년 6월 12일을 추억하며)


제주 두달살기를 하면서 집주인의 양해를 구해 주소이전을 했다. 이유는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은 약 1.7km 거리에 있는 우당도서관이었다. 검색을 통해 이 도서관이 제주 공공 도서관에서 두 번째로 장서가 많은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도서관도 아닌데 뭔가 뿌듯했다.


평소 1.7km 정도는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였기에 굳이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그러나 때는 6월 중순. 제주의 햇볕은 아주 그냥 내리꽂는 수준이었다. 더구나 숙소 근처 버스정류장을 지나면 우당도서관까지는 버스정류장이 없었다. 보통 제주도는 정류장과 정류장 사이가 짧은 편인데 유독 그 구간은 긴 편이었다. 하긴 그 사이의 길은 뭐가 없기도 했다.


햇볕이 너무 강하고 날은 더워 우당도서관까지 가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내가 제주의 햇볕을 무시했구나. 어쩜 이렇게 내리꽂을 수 있는 거지? 다음에는 차를 타고 가거나 모자라도 쓰고 나오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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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착한 우당도서관. 사소한 것으로 감동하는 나. 제주에 있는 도서관에 처음 왔다는 것만으로도 마구 설레었다.


그땐 몰랐지. 제주 이사를 하고 나의 주 도서관이 될 줄은. 어쩌다 보니 숙소 근처에 집을 구하게 돼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우당도서관에 들리고 있다. 우당도서관에서 여는 인문학 강의도 여러 차례 들었고 열람실도 가봤다. 아직 식당에서 밥은 못 먹어봤지만.


참고로 우당도서관에 대한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사진에 보이는 도로는 주차장으로 연결되어 있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3~40대는 주차가 가능한 거 같다. 주차를 못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여유롭지는 않다. 대신 도서관 정문 쪽 도로는 양쪽으로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선이 그어져있다. 물론 무료다. 그래서 주차에 대해 어려움을 겪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종합자료실의 책들은 비교적 정리가 잘 되어있는 편이다. 어떤 도서관에 가면 검색을 하면 책이 있다고 나오는데 막상 가보면 없는 경우가 꽤 많았다. 물론 자료실 내 사람이 보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좀 의심스럽다. 더구나 청구기호가 순서대로 되어있지 않고 그 근처 어딘가에 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우당도서관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정리를 잘 하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쉬는 공간도 많아 쾌적한 편이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지내 본 적은 없지만 답답하면 도서관 야외에서 가벼운 산책을 할 수 있고 도서관 바로 옆에 있는 제주국립박물관에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를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조금 더 시도한다면 근처의 별도봉 둘레를 슬슬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별도봉 둘레길에선 바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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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봉에서 바라본 제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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