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의 안정보단 자유를 택하는 떠돌이 개, 슈퍼

by 홍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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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는 떠돌이 개다. 유기됐을 수도 있고 유실됐을 수도 있고, 아니면 유기견의 자식일 수도 있고. 여튼 떠돌다가 쉼터에 가끔 찾아오던 녀석이다.


한 번은 잡힌 적이 있었는데 그때 친했던 '마트'라는 아이랑 같은 견사를 사용했다. '마트'도 안 잡혀서 슈퍼랑 길 생활을 했는데 그래도 마트는 쉼터 앞에서 어슬렁거렸었다. 그러다 잡혀서 녀석도 상처 치료를 했고 지금은 견사 생활 중이다.


잡힌 후로는 꽤 오랫동안 둘이 잘 지냈기에 이름도 '슈퍼'라 지어주었다. 슈퍼마트다. 그런데 어느 날 슈퍼가 사라졌다.


땅을 판 흔적도 없고 지붕도 있었는데... 약간의 틈으로 나간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곤 어쩌다 한 번씩 찾아왔는데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슈퍼는 만신창이가 되어 나타났다. 며칠을 잡히지 않다가 자기도 힘들었는지 결국 우리에게 잡혔다. 덕분에 병원에 입원시켜 상처 치료도 하고, 바베시아 주사도 맞히고, 중성화 수술도 시켰다. 그리고 혹시 몰라 등록칩도 했다.


8월 18일(목) 오전에 우리가 퇴원시켜 '마트'와 함께 두었는데 금요일 저녁에 쉼터에 가신 임시소장님이 슈퍼가 안 보인단다.


슈퍼를 퇴원시키기 전 지붕을 다시 한번 막았는데... 이 아이는 도대체 어떻게 견사를 나와 쉼터 밖으로 나가는 걸까. 신출귀몰이다.


또 어디에서 떠돌고 있는 것인지... 슈퍼는 쉼터에 안주할 수 없는 모양이다. 거친 세상으로 왜 자꾸 나가려는 건지. 그에겐 거칠더라도 자유가 더 소중한 것 일는지도...


다치지 말고 가끔 와서 밥 먹고 가길. 그러다 혹여나 누군가 신고해서 포획되어도 제제프렌즈로 등록되어있으니 너는 우리 품에 올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아프지 말고 가끔 찾아와 주길.


그러다 길 생활이 지치고 고될 때는 언제든지 쉼터에 들어오너라. 너를 생각하니 짠하고, 놀랍고, 안타깝고... 온갖 감정이 다 드는구나.


임시 소장님이 어두워서 견사에 잘 있는 너를 못 본 것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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