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약속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다. 무조건 5~10분 전엔 도착해야 마음이 놓인다. 그러다 보니 혹시 몰라 조금씩 일찍 출발하게 되어 2~30분 전에 도착하기도 했다. 물론 나도 지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일찍 도착하면 뭐하냐고? 책 읽는다. 예전엔 종이책이었고, 요즘은 전자책을 주로...)
내 성격이 이래서 그런지 몰라도 아주 작은 것이라도 무언가를 같이 할 때는 상대와의 연락의 긴밀함이 필요하다. 어릴 때보다 많이 유해진 편이지만 그래도 서로 시간과 장소를 맞춰 만나거나 릴레이로 무언가를 해야 할 때는 이 긴밀성이 더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뭔가 불안하다.
내 성격이 그래서일까? 어쩌면 딱딱 연락을 해주는 건 상대에 대한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괜히 쓸데없는 걱정을 안 하게 하니까.
혹은 이런 긴밀성 자체가 스트레스인 사람도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갈 건데 왜 자꾸 연락해. 사람 못 믿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어쨌든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은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게 짧게라도 진행과정을 이야기해 주는 사람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