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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May 06. 2017

반복학습의 탁월함

대학 다닐 때 ‘신화’ 관련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신비로워 보이는 ‘신화’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인데 문제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고 등장인물(등장 신인가?)이 너무 많아 머릿속에 당최 들어오지가 않았다. 그리스/로마신화, 오디세이아 같은 것을 공부해서 시험을 봐야 하는데 참으로 난감했다.


책을 사서 읽어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내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것이 ‘이 책은 번역이 엉터리일 것이다’였다. 그래서 또 한 권의 책을 사서 읽었다. 비슷했다. 그래서 또 한 권의 책을 사서 읽었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문제는 번역이 아니었다. 물론 가끔은 번역이 이상한 경우도 있지만 내 경우는 그런 게 아니었다. 사진 속 책을 보면 2권은 같은 저자에 같은 역자의 책이다. 출판사만 다를 뿐이다.



지금은 도로 다 잊어버렸지만 그땐 왜 책 3권을 읽고서야 비로소 감이 잡혔던 것일까?


핵심은 ‘반복학습’이었다. 3번 반복하여 읽다 보니 감이 잡히기 시작한 거다. 선사시대를 넘어 고대사로 들어갔을 때 영 감이 잡히지 않았다. 특히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뭐가 그리 복잡한지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고대 로마사, 고대 중국사도 그랬다. 등장인물은 많고 흐름은 당최 파악이 안됐다.


그러나 각각 다른 세계사 책을 2번 읽고, 팟캐스트(휴식을 위한 지식: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를 2번 듣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가는 책들을 읽으니 비로소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여기서 ‘감이 잡힌다’는 건 흐름 정도를 이해한다는 거지 깊은 지식은 아니다.


다양한 책과 팟캐스트 등을 들으면 반복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서로 다른 의견과 빈틈을 메꾸는 지식들을 파악할 수 있어 조금 더 이해하기가 편했다. 모든 게 반복학습 덕분이다. 이해가 안 가면 무작정 읽고, 또 읽는 것이 답이겠다는 생각이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땐 ‘반복학습’에 콧방귀를 뀌었다. 사실 반복하는 게 귀찮기도 했다. 예습, 수업, 복습은 ‘반복학습’을 하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나는 예습도, 복습도 하지 않고 벼락치기만 반복했다. 머릿속에 흐름이 잡힐 리가 없다. 


6년이면 과목이 많아도 어느 정도는 반복학습으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지금도 꽤나 유용했을 텐데 싶다. 그러나 이제 와 후회하면 뭐 하겠는가. 지금부터라도 귀찮음을 극복하고 반복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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