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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Mar 11. 2023

끌려다니지 말 것

매년 봄이 오면, 혹은 봄의 근처에 오면 사건이 터지는 것 같다. 2021년엔 한림쉼터 앞에 버려진 일곱 꼬물이들을 입양 보내느라 정신이 쏙 빠졌었고, 2022년 봄엔 주홍이 학대사건이 일어났고 한림쉼터 운영대행을 시작했으며, 올해 봄은 마라도 고양이 반출사건이 벌어졌다. 


https://brunch.co.kr/@hongnanyoung/541


현재 고양이들은 마라도에서 쫓겨나서 제주에 있는 세계유산본부 내 보호시설에 있고 고양이들 케어의 주체인 유기동물 없는 제주 네트워크(제제프렌즈도 속해있음)와 어떤 논의도 거치지 않고 보호시설을 만들고, 케이지 등을 구입해 버리는 바람에 고양이들만 고생하고 있다. 


고양이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쳤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게 졸속행정의 표본이 아닌가 싶다. 



마라도 고양이 소식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https://www.instagram.com/udongne.jeju/ 


이 과정에서 크게 배운 것은 '끌려다니지 말 것'이다. 


사람들은, 또 행정은 자기에게 유리한 것을 취하려 한다. 그들의 입맛에 맞기 위해 납작 엎드릴 필요가 없다는 거다. 그들은 타협점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기도 한다. 행정상 편한 쪽으로 가려하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것을 드러누우면서 관철시키자는 말이 아니라 일방적인 그들의 논리에 놀아날 필요는 없다는 거다. 


'끌려다니지 말 것'은 인생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다행인 건 내 자체가 아웃사이더라 그나마 덜 끌려다녔다는 건데, 그럼에도 끌려다닌 적이 꽤 된다. 대부분의 경우 후회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들이 유리한 쪽으로 나를 이용했음을 알게 되었으니까. 그러면서 나는 점점 더 아웃사이더가 됐던 것 같기도. 


이 상황, 저 상황, 모두 끌어모아 우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큰 그림 속에서 나의 포지션을 정해놔야 끌려다니지 않게 될 것이다. 순간순간 상황이 바뀌기도 하지만 큰 그림, 즉 나의 지도에서의 나의 현재 위치를 알고 있으면 덜 헤맬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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