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생글생

나의 세계가 생기니 비로소 글을 쓸 수 있었다

by 홍난영

한 10년 전부터 환갑까지 책 100권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나름의 기획을 했었다.


책이 꾸준하게 나오려면 그만한 꺼리가 있어야 하니까 세계사를 공부하자. 난 역사를 좋아하니까 공부하면서 '공부노트'를 쓰면 100권은 나오지 않을까?


그래서 방구석에 처박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저 책을 읽으면서 시도했는데 결론은 망했다. 2016년에 선사시대 관련 공부노트 전차책 한 권내고 그만두게 되었다.


https://ridibooks.com/books/2522000001


왜 그랬을까?


세계사는 나의 세계가 아니었던 거다. 그리고 하다 보니 내가 그만큼 세계사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물론 흥미는 있었지만 내게 착 달라붙는 영역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내가 아무 일도 안 하고 세계사 공부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는가. 한다고 해도 거기서 인사이트까지 얻어낼 수 있을까? 절대 아니었다.


'나의 세계'는 억지로 얻어지는 게 아니었다. 즉, 글도 억지로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 이후로 환갑까지 책 100권을 쓰고 싶다는 갈망은 늘 있었으나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글이 있어야 책으로 묶을 게 아닌가.


그러다 알게 된 '유기견의 세계'. 2018년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6년째 동물보호활동을 해오고 있다. 엄청나게 치열했고 웃기도 많이 웃고, 울기도 많이 울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세계는 '유기견'이었다. 그와 더불어 달라붙어있는 작은 세계는 반려견, 고양이 등이고 언제나 나를 관통하고 있는 글쓰기 등이 합쳐진 것이 바로 '나의 세계'였다.


나의 세계가 생기니 비로소 나는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882994DB-8746-46D7-856E-F652E7F809C5.jpeg 봉사자분이 사진 찍어준 한림쉼터의 '빽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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