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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May 24. 2017

얼개를 먼저 짜고 내용을 채워라

나는 좀 급한 면이 있다. 뭘 하려고 하면 일단 그냥 시작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기계를 구입하면 매뉴얼 따위 읽지 않고 그냥 어떻게든 해보려고 시도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일단 그냥 들어간다. 먼저 전체를 본 후 하나하나 세세하게 들어가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다. 


이 급함은 어디서 나왔을까. 아마도 전체를 따져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전체를 파악한 후 세부를 보는 게 시간이 덜 걸리고 효과적인 걸 머릿속 어딘가에선 인정하고 있는 거 같다. 그런데 막상 하려고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없어하는 것 같다. 당장 시험이 일주일 앞인데 전체를 언제 다 조망한다는 건가. 글을 쓰다 보니 조급함의 원인은 몰아치기도 일부 있는 것 같다. 


내가 팟캐스트 <휴식을 위한 지식: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재미있기도 하지만 허석사님이 전체적인 얼개를 짜주시기 때문이다. 허석사님은 자주 말씀하셨다. 


한국 사람들은 알고 있는 지식은 많다. 이 따로 떨어져 있는 지식들을 얼개를 짜서 넣으면 역사가 된다.


나 혼자 역사 책을 읽을 땐 그냥 돌진하며 읽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뭐가 중요한지 몰랐다. 시험을 보지 않아도 세계사에 있어 중요한 부분은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 그러나 허석사님 덕분에 고대 로마사의 중요 지점을 알게 되었고 고대 중국사 중요 지점도 알게 되었다. 그걸 먼저 파악한 후 나머지를 틈새에 채우니 이해가 훨씬 빨리 됐다. 


어차피 이젠 시험 볼 일도 없어 벼락치기로 할 무언가가 없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체를 파악하려고 한다. 물론 그게 혼자 힘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포인트를 찾아야 하는지를 조금은 파악했으니 탐구하는 것 자체가 공부가 되리라. 그렇게 배우는 것은 잊어버리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 


© robertbye,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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