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인턴을 거쳐 신입사원이 된 장그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회사 속 이야기죠. 인턴, 그리고 갓 신입사원이 된 그들은 자신의 쓸모가 무엇인지 찾아 헤맵니다.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면 절망에 빠지죠.
그러다 ‘우리 애’라는 말 한마디로 빛을 얻습니다. ‘우리 애’라는 인정,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의 쓸모. 어쩌면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자신의 ‘쓸모’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운영진(홍대표, 김이사, 이소장)이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셋은 통화를 자주 합니다. 한림쉼터 돌아가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대책을 세우기도 합니다. 주로 이소장님이 퇴근 후 통화를 하는데 보통 그 시간엔 서로의 일을 하느라 체력이 많이 소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통화 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깁니다. 생각보다 이야기할 것이 많거든요.
그러다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홍대표 : 솔직히 저는 한림쉼터 운영하는 게 재미있어요. 여태까지 내가 배운 것,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쏟아부을 수 있거든요.
김이사 : 내 저럴 줄 알았지!
홍대표 : 나만 그래?
김이사 : 사실은 나도 그래요. 손으로 뭘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그걸 한림쉼터에서 할 수 있으니까. 용접 등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홍대표 : 나이 오십에 적성을 찾았어.
이소장 : 저도 그래요.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열심히 하고 있는 절 발견하네요.
홍대표 : 우리가 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럴지 몰라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하는 삶.
전화를 끊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답은 ‘쓸모’였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쓸모를 유기견 아이들을 통해 재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기에 우리는 즐겁고 재미있게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는 게 아닐까요?
어떤 봉사자분은 봉사를 하신 후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나의 쓸모를 찾았어요!”
저는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 봉사자분만의 마음만은 아닐거라구요. 우리는 우리의 쓸모를 찾았을 때, 또 그 쓸모를 인정받았을 때 한없이 기쁩니다. 그런 마음으로 유기견들을 위해 봉사하고 후원하는 게 아닐까요? 물론 유기견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그러시겠지요!
세상은 정말 쌍방향인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 속에서 쓸모를 찾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끼는 거 같아요.
우리 똥강아지들, 너희들 덕분에 우리가 살아간다. 너희들 덕분에 세상의 참맛을 알아가는구나. 사랑한다, 우리 똥강아지들~!
제주 한림쉼터 : 유기견 보호소
https://www.youtube.com/@hallimanimalshel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