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빌리티를 버리면 시작할 수 있다, 고 생각한다. ^^
솔직히 나는 1일 1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해 나가면서 여러 가지 상상을 했다. 에세이와 칼럼을 1일 1글 할 수 있을 때 묶어서 독립출판하리라. 매월 출판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매월 100권 이상이 팔리면 좋겠다 등등등.
남들은 독립출판이 있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나에겐 대단한 일이다. 나도 만족할만한 글을 쓰는 것도 대단한 일이고, 매월 책을 내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종이책을 출판한다는 건 아무리 못해도 편집디자인 비용, 인쇄 비용이 드는데 안 팔리면 어쩔라고? 안 팔리면 모두 재고인데 그걸 매월 하겠다고? 그 엄청난 일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위 생각은 나에게 '있어빌리티'였다. 나에겐 그런 능력도, 확신도 없다. 돈도 없고 재고를 쌓아놓고 싶은 마음도 없다.
위처럼 하려다 보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포기했다. 내가 무슨 독립출판을. 그것도 매월. 차라리 가능할 때 워드 프로그램에 글을 엮서 PDF로 저장해서 그걸 팔아보자. 안 팔려도 그만이다. 나는 '쌓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있으니. 내가 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에서 무척 기쁠 것 같다.
'있어빌리티'를 없애니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PDF전자책은 판매할 수 있는 루트가 여럿 있으니 시도는 해보되 안돼도 그만이다. 손해보는 건 없다. 물리적인 비용도 0이다. 되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바라보다 보면 처음부터 그렇게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초보 시절은 있었고 매우매우매우 작게 시작했던 시작점이 있었을 거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충실히 해내고 '있어빌리티'를 걷어내고 할 수 있는 만큼 쌓아가면 된다. 하다 보면 조금씩 실력이 늘고, 할 수 있는 게 많아질 것이다. 그 기간을 끌어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있어빌리티보다 더 중요하다.
(그래서 비공개 블로그에 온갖 것을 쌓아놓고 있다. 잘 엮어서 나도 만족할만한 글을 쓰고, 엮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