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릿>을 읽다 보니 옛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참 끈기 없는 애였다. 조금만 어려울 것 같으면 '그건 내게 필요하지 않아'라는 등의 핑계를 대며 정신승리를 거둔 후 그만 두기 일쑤였다.
그런 나에게도 약간의 끈기가 있는 영역이라면 그건 읽고 쓰는 거였다. 무언가의 성과를 거두기 위함이라기보다는 그저 좋았기 때문이었다. 이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겠다.
책에서는 '재능 x 노력 = 기술'이란다. 약간의 재능은 있었을지 몰라도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므로 내겐 기술이 없다.
또 이렇게 말한다. '기술 x 노력 = 성과'. 이런. 기술도 없고 노력하지도 않았으니 성과가 있을 리가 없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은 다르다. 재능은 모르겠고(유기견 보호소 운영에 재능이 따로 있으랴?) 노력은 무지하게 했다. 재능이 0이 아니라 1만 되더라도 노력했으니 기술은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 노력을 곱하니 성과도 생겼다.
끈기, 곧 그릿은 절실함에서 비롯되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것을 알고 싶다는 절실함, 해내고 싶다는 절실함... 등등. 그저 좋다는 마음으로 영혼까지 끌어올리며 노력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싶다.
마흔 이후 내게도 그릿이 생겼고, 성과가 조금씩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 세상에 남길 수 있는 흔적이 아직 없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제 마흔을 넘어 갓 오십이 되었는데 나는 아직도 절실하고, 그러기에 노력하고 있고, 조금씩 성과를 내며 성장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