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아이디어가 참 많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만약 내가 냈던 아이디어가 늘 큰 수확을 거두었다면 나는 뭐라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 뭐라도 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이유는 그 아이디어가 대부분 아이디어로 머물렀을 뿐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와 이어지는 것들을 파악하고 그것을 포함한 합리적 설계가 나오지 않으면 그것은 반짝 생각일 뿐이다. 아이디어는 빙산의 일각이다. 그 밑에 엄청난 규모의 '기반'이 버티고 있어야 '실현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하나, 실현 가능해진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저 실현이 가능해졌을 뿐이다. 성공은 또 다른 차원이다.
그러니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고 자랑할 필요는 없다. 물론 그 덕분에 일이 시작됐을지라도 설계하고 기반을 다지는데 기여하지 않았다면 그저 참여자의 하나일 뿐이다. 그 모든 것을 내가 했다고 자랑하진 말자.
유기견을 치유견으로 활용한다는 기사에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에 대해 글을 썼다. 그 이유는 아이디어는 좋을지 모르나 그 속에 있는 가자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유기견'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처우에 대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기사에만 빠져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는 탄탄한 환경이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동물보호의 세계엔 대부분 그런 것이 없다. 활용이 아닌 '이용'을 한다. 그게 아닐지 몰라도 그런 모습을 많이 봐와서 마음이 불편했던 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https://blog.naver.com/hongnanyoung/223501888654
이 기사를 접하고, 글을 쓰면서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를 뒷받침해 줄 기반을 설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