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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세계를 짓는 사람, 지시하는 사람

by 홍난영

밥을 먹으며 <이혼숙려캠프>를 보기 시작했다. 보다 보니 이상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상대를 무시하는 말투.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제3자에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강아지 탐탐이와 산책을 하는데, 내 옆으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그 사람들의 눈엔 내가 제3자일 테고, 어쩌면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


사실 어떤 상황은 밖에서 보면 이상하게 보여도, 막상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나름의 이유와 맥락이 있는 경우가 많다.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은 거의 없다. 단지, 이해의 범위 밖에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은 분명 있다. 생각해 보니, 내가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세계로 타인을 끌어들여 지배하려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옳다고 믿고, 그 기준에 따라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복종시키려 한다. 그게 가스라이팅일 수도 있고, 주도권을 쥔 채 타인의 감정을 무시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이상한 사람’이다.

- 지배하려는 사람.
- 타인을 존중하지 않고, 함께하지 않는 사람.


다시 나에게 묻는다.


“혹시 나는 그러지 않는가?”
“나도 누군가를 끌어들이고, 조종하고 있진 않은가?”
“함께 하자면서 사실은 내 뜻대로 하게 만들고 있진 않은가?”


지배하려는 것과 함께 하려는 것의 차이는 어디에서 드러날까. 아마도 내 뜻대로 모든 걸 하려고 하는 사람과, 내 뜻과 다소 다르더라도 소통을 통해 전체적인 그림을 함께 그려나가려는 사람의 차이일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같이 세계를 짓는 사람일까,
내 말 들어,라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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