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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철 Dec 18. 2017

71 새로운 미래가 오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2016년 3월 알파고와 이세돌의 경기는 여운이 길었다. 바둑을 잘 모르는 나도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유심히 보았다. 알파고가 승리하고 이세돌이 고개를 떨구자 가슴을 졸였던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환호하는 사람은 알파고 개발자들 뿐이었다.


  그리고 등장한 용어가 '4차 산업혁명'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사회, 경제, 교육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이 위태롭다는 말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어렴풋이 세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발달해서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지로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무인자동차, 드론, 인공장기, 빅데이터, 3D 프린터, 증강 인류, 유비쿼터스, IoT 등등.. 사실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쁜 사람들에게는 당장 와 닿지 않는 것들이다. 어쨌든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는데 뭐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책을 찾아보았다.


공부와 연구를 엄청 잘할 것 같은 저자


  스위스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드 슈밥이라면 우리에게 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겨보았다.


  앞으로는 기계가 채울 수 없는 공감과 연민 등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 역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직업군으로는 심리학자, 치료사, 코치, 이벤트 플래너, 간호사 및 의학보건분야가 언급되어 있는데 이 정도는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일반적인 얘기인 것 같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심리학자는 심리학과를 나온다고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박사 과정은 마치고 본인 이름의 연구소나 교수 직책이 있어야 심리학자로서 대내외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그렇더라도 현실은 심리학 박사를 따도 비정규직 시간 강사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


  어쨌든 세계 경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쓴 책이니 조금 더 읽어보기로 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점들이 상호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인식과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호 연계되어 있는 지역적, 국가적, 초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인 협력과 대화가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의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 어떻게, 어떤 식으로 협력과 대화를 하는지가 궁금한데 저자는 결국 모든 것은 사람과 문화, 가치의 문제로 좁혀진다고 추상적인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책은 다음과 같은 단락으로 끝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를 로봇 화하여 일과 공동체, 가족 그리고 정체성과 같은, 우리 삶에 의미를 주는 전통적인 가치를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아니면 공동운명체 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동의 윤리의식의 세계로 인류의 수준을 높이는 데 제4차 산업혁명을 활용할 수도 있다. 후자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다."


  실망이었다. 먹고 사느라 바쁜 평범한 우리들이 혜안을 얻고자 세계 최고의 전문가가 쓴 책을 사서 봤는데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니? 


  결국 저 두꺼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본인도 모른다는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르는 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하라고 알려줄 수는 없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미래학 과목을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미래학은커녕 아직도 수능 절대평가냐 상대평가냐를 놓고 정부가 1년 동안 고민에 들어간 상태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밀려오는 변화의 속도를 개개인은 막을 힘이 없다. 일단 2~30년 이후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10년 뒤에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교육계에 몸을 담고 있다 보니 우선적으로 교육의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현존하는 대학의 50%는 15년 뒤에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15년 뒤면 대략 2030년 즈음이다. 대학에서 학위과정의 필요성을 인지해서 커리큘럼을 짜고 새로운 신입생을 받아서 교육하고 배출하기까지 최소 5~6년이 걸린다. 


  그러나 현실은 3~4개월 단위로 새로운 것이 나오고 있다. 대학이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우리는 지금 문과가 대학 진학에 유리할까, 이과가 취업에 유리할까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10년 뒤에 올 새로운 미래에서도 이 고민들이 의미가 있을까?


  대학 학위는 지금까지 한 사람의 지적 수준과 학습 능력을 보여주는 인정할만한 기준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미래에는 대학을 다니지 않아도 높은 교육 수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유투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한 소녀가 있다. 하디자 니아지(Khadija Niazi)라는 파키스탄 학생이다. 하디자 니아지는 스탠퍼드 무료 온라인 강의 동영상 '유대 시티(Udascity)'를 통해서 스스로 공부했다. 


  중요한 것은 하디자는 천재가 아니라 평범한 학생이다. 전 세계의 평범한 학생이 누구나 수준 높은 대학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미래의 교육에 지각 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대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지적 수준과 업무 능력이 좋은 사람이 많다면 사회에서 대학 졸업장에 대한 가치가 하락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학교 전공의 '기초' 과정을 배우는데 4년의 시간과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이다.


  과연 10년 뒤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까? 다음 글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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