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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철 Dec 25. 2017

72 10년 뒤 대한민국

트렌드를 Reader가 Leader가 된다.

  얼마 전에 한 부모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용은 문과 이과 선택에 관한 것이었다. 자녀와 부모님이 앞으로 취업할 때 이과가 좋은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좋은 대학에 가려면 문과가 좋은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 중이라고 했다.


  세상은 거침없이 변해가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20년 전과 변함없이 이과 문과 고민을 한다는 것이 새삼 놀랍지도 않았다. 우리는 언제쯤 학벌과 취업에서 진일보한 고민을 할 수 있을까?


  요즘 새로운 과학 기술을 소개하는 뉴스를 보면 사회가 나만 빼놓고 훌쩍 달아나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 전에 미래연구를 진행하는 영국의 회사 패스트 퓨처에서 정부 과학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래 유망 직업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110개의 리스트를 만들었고 이를 다시 20개로 축소해서 발표했다. 

     

1. 신체부위 제작자                

2. 나노 의사                             

3. 생명과학 농부     

4. 노화 예방 컨설턴트            

5. 기억력 증강 외과 전문의     

6. 첨단과학 윤리 관리자     

7. 우주 파일럿, 우주여행 가이드   

8. 수직 농사자                         

 9. 기후변화 전문가 

10. 질병검역 관리자             

11. 날씨 변경 감시 경찰             

12. 인터넷 공간 법률가     

13. 아바타 교육자 

14. 대체에너지 자동차 개발자 

15. 인터넷 캐스터 

16. 쓰레기 데이터 관리자 

17. 가상현실 비프로그램 관리자 

18. 타임 브로커 

19. 소셜 네트워킹 전문가 

20. 개인 브랜드 홍보 전문가


  혼란스럽다. 뭔가 비현실적이다. 그런데 다시 천천히 읽어보니 지금 현실에서 이미 구현되고 있는 것도 꽤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100년 뒤 미래가 아니다. 내가 죽고 난 다음에 자동차가 날아다닌 들 그게 무슨 의미인가?


  그래도 10년 뒤에 펼쳐질 미래는 알아야 뭐라도 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과연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전 세계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자금의 3분의 2 정도가 '대체 에너지' 분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지금 현대의 문명은 에너지의 힘으로 굴러가고 있다. 우리가 쓰는 휴대폰, 컴퓨터, 자동차, TV, 가전기기뿐만 아니라 가구, 의류, 음식 모두 그 기저에는 에너지가 떠받치고 있다. 전기가 없는 삶은 어떨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세계의 에너지 수요는 대략 석유 36%, 석탄 23%, 가스 20%, 원자력 6% 정도이다.


  확실한 사실은 석유는 언젠가는 고갈된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약 7~8년 뒤에는 현재 채굴 중인 대형 유전들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낸다고 한다.  


  옥수수, 목재 등의 기존의 대체 에너지들은 식량 공급, 환경 파괴의 문제 때문에 크게 각광받지 못했다. 그런데 바다에 떠다니는 녹조류 중에서 기름을 분비하는 Botryococcus, Chlamydomonas 등이 발견되면서 연구의 전환점이 되었다.

  

녹조가 미래의 친환경 대체 에너지의 희망 '알지(algae)'로 떠올랐다. 

    

  녹조는 일반적으로 생존력이 뛰어나 극지방, 적도, 사막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한다. 종류에 따라서 질소가 없으면 기름을 더 많이 생성하거나 조건만 맞으면 5시간 만에 두 배로 늘어나는 조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류는 빛에 약하기 때문에 20도가 넘어가면 기름양이 적다는 단점이 있다. 어쨌든 현재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지금은 '이게 뭐야?'하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10년 뒤 주유소에서 "알지 기름 2만 원 넣어주세요."를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


  전 세계에 약 5억대의 텔레비전, 2억대의 컴퓨터, 1억대의 자동차가 있다. 로봇은 약 10만 개 정도 있다. 앞으로 로봇의 숫자가 얼마나 늘어날까?


  드론, 로봇 청소기, 인공지능 스피커/냉장고/보일러, 식기 세척기 등의 가전들이 점점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들어가면서 로봇의 발전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확신했던 경계들마저 무너지고 있다. 현재 연구실에서 개발 중에 있는 '상담 로봇'은 고도로 발달된 인공지능이 들어있고 외향도 인간과 너무나 흡사하다. 


  1,400명이 참여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30분의 상담시간이 지난 뒤 로봇과 인간의 차이점을 발견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로봇이 기쁨, 슬픔, 걱정, 불안, 분노, 스트레스 등의 감정을 뇌파로 확인하고 이에 가장 적절한 반응을 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감정 상태에 가장 적절한 음악을 틀어주거나 위로를 하는 등 로봇이 인간을 '공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던 감정의 영역까지 들어왔다.  


  영화에서나 보던 인간과 로봇의 결혼이 현실로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맘 몰라주고 속만 썩이는 배우자보다 내 취향에 맞는 외모를 가지고 항상 나의 기분을 맞춰주는 로봇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지금은 이 역할을 애완동물이 하고 있다. 앞으로 '강아지를 기를까? 로봇 정우성을 살까?'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개와 고양이들은 본인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매년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에어백, 카메라 등의 기술이 자동차에 장착되었다. 

 

  처음에는 고급차의 옵션으로 들어오다가 어느 순간 모든 차량에 기본으로 들어갔다. 현재 고급차의 옵션으로 있는 자동 주행 모드도 조만간에 모든 차량으로 전파될 확률이 높다.


  사실 '자율 주행 교통 관리부'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모든 차량을 GPS에 연결시켜 무인으로 움직인다면 자동차끼리의 사고는 당장 없앨 수 있다. 개인 정보 보안 등의 문제로 실현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현재 기술력으로도 이론상 어렵지는 않다.


  그럼 운전하는 직업은 다 사라지는 걸까? 지하철을 생각해보면 된다. 철길 위를 달리다가 정해진 곳에만 정차하는 지하철도 아직 앞 뒤로 두 명이나 타고 있다.


  출입문 고장, 역내 화재로 미정차 통과, 먼저 가는 기차를 보내기 위해 잠시 정차, 취객의 난동으로 경찰 투입 등 여러 가지 돌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생기는 경전철에는 사람이 없다. 100% 무인으로 작동한다. 기술의 고도화로 사람이 없이도 수많은 변수들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 자동차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사실 새로운 기술로 인해 직업이 사라지기보다는 '다른 직업군으로 변화'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자율 주행 모드로 인해 운전기사의 역할은 줄어들지만, 이러한 차를 개발, 정비, 관리, 홍보하는 사람들은 역시나 계속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30년은 족히 걸릴 것 같은 기술이 1년 만에 실현되는 것이 다반사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는 '100년 뒤에나 실현될까?' 생각했던 기술이 1~2년 만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것이 기술의 속성이다.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예술 분야도 과연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긴 미래학자도 모르는 걸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알기는 힘들 것이다.


  이런 미래에 관한 예측은 끝도 없으며 누구의 생각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살아야 하며 변해가는 세상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할 것이다.


  과연 10년 뒤에 누가 생존하고 누가 도태될 것인지, 지금 변해가는 트렌드를 읽는 능력에 달려있다. 모두 10년 뒤에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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