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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철 Feb 19. 2018

73 새로운 미래 새로운 교육 (1)

수능? 학종? 그 다음은?

  정도전은 고려에서 조선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선은 임금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다. 과거로 선발된 유능한 관료들이 조정에서 일한다.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이들이다."


  이방원은 시대를 훌쩍 앞서갔던 정도전의 사상을 받아들이지 못해, 이렇게 말하면서 정도전을 죽였다. 


  "그대의 불순한 사상이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왕과 귀족들이 썩을 대로 썪은 사회에서 공정한 시험으로 벼슬에 오르는 제도는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험으로 뽑힌 인재들이 학연, 지연으로 똘똘뭉쳐 사회의 발전을 막는 기득권층이 되리라 그들은 예측했을까? 아니면 알면서도 부패한 왕과 귀족들의 무리들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을까? 


  현대 사회는 시험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도 수능, 고시, 그리고 각종 시험을 통해 사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시험이 그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다변화 되는 미래에는 획일적인 지식을 남보다 조금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7세 이하의 어린이가 사회에 나가 직업을 선택할 때가 되면 이들 중 65%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갖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주어진 다섯 개 항목 중 하나의 정답을 골라내고 이를 컴퓨터로 채점해 50만 명의 학생을 한 줄로 세우는 현행의 수능 제도는 창의력을 기르는 측면에서 최악이다.


  나아가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교육적 행위들은 인간의 능력 중에서 암기력을 근간으로 하는 지적 활동만에만 집중한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이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험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종합평가'이다. 획일적인 국영수 시험에서 벗어나 독서, 동아리, 봉사 활동을 통해서 개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로 기르겠다는 것이다. 


  취지는 좋다. 그러나 포털 사이트에 '학종'을 치면 '폐지'가 연관 검색어로 떠오른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비교과 활동은 학부모나 다른 어른이 대신 해 주는 경우가 너무나 만연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작성하는 것이 원칙인 학교생활기록부를 학부모가 작성해 제출하며 이대로 적어 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수십명의 아이들에 관한 학생부를 시간을 들여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이렇게 해오는 것을 장려(?)하는 교사도 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18년 2월 8일 조희연 교육감은 학종 폐지까지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론화를 열자고 말해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학종을 폐지하고 수능이나 학력고사로 돌아가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수능과 학력고사는 선발 과정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수능과 학력고사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져있다. 바로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스스로 생각하는 창의적인 능력'을 기를 수 없다는 것이다.


  학종은 개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키워주는 교육이므로 수능과 학력고사보다는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배양시킬 수 있다. 


  그러나 설발 과정에서 100% 객관적으로 뽑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학생 개인의 능력과 노력 이외에 학교, 선생님, 부모님, 가정 환경 등 주변의 영향을 시험보다 더 받을 수 밖에 없다. 


  시험도 물론 공부하는 과정에서 그 학생이 처한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어쨌든 시험은 학생 본인이 가서 풀어야 한다. 하지만 비교과 활동은 주변 어른들이 직접 결과물까지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러면 진정한 미래의 교육은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 할까?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을 논의하기 전에 다른 나라의 교육을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좋아하는(?) 미국의 교육 시스템과 우리가 싫어하는(?) 일본의 교육 시스템은 어떨까? 다음 글에서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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