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제작소(8화)

은화 30전

by MRYOUN 미스터윤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석재의 소식을 듣지 못하던 병철이는 혹시 소식을 들었을까 싶어서 고등보통학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저잣거리에 있는 방앗간으로 갔다. 곧 추석 명절을 지내기 위해서 방앗간으로 온 여인네들이 있었고 그들은 밀과 쌀을 가루로 만들어서 갖고 가려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병철의 친구들 세 명이 모여 있었다. 병철이는 늘 그들이 방안간에 모여서 온 동네 소문을 갖고 얘기하는 친구들이라서 '방앗간 3총사'라고 불렀다, 그들은 오늘도 저잣거리 벽에 붙여 있던 유인물을 보고 나서 수군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병철이가 말했다. "어이, 방앗간 3총사... 그동안 잘들 지냈나?", "그렇게 모여서 무슨 얘기를 주고받으시나?" 친구 명태가 대답했다. "오는 길에 벽에 붙어있던 글을 보지 못했는가?"


병철이는 이어서 말했다. "무슨 글?" 병철이는 저잣거리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오는 길이었기에 벽에 붙어있던 유인물이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명태가 대답했다. "두 달 전에 이 근처에서 사람이 죽었다는군"


"그리고 그자가 일본 장교였는데, 그 옆에 웬 조선인 여성이 같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 여자가 장교를 죽인 자로 지목되었다고 하더라고...", "애고, 끔찍스럽네..."


병철이가 물어보았다. "그래서? 그 여자를 어떻게 하라는 건데?"


명태가 말했다. "그러니까, 그 여자를 본 사람이나 소재지를 알면 일본 치안부에 와서 말하면 포상금을 준다고 하더라고.", 병철이가 말했다. "얼마인데?"


명태 오른쪽에 앉아있던 길상이가 대답했다. "은화 30전..."


병철이가 놀라서 대답했다. "뭐? 은화 30전?? 아니 그 돈이 도대체 얼마야? 우리 마을 집을 모두 살 수 있는 돈 아닌가?", "아니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그 큰돈을 포상금으로 준다는 건가?"


길상이가 말했다. "이 친구야,... 일본은 지금 우리 조선사람들 못 잡아서 안 달이나 있어... 그런 데다가 군인 장교가 갑자기 실종되었는데, 더군다나 죽었다고 하니까 일본 제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겠지..."


그렇다. 일본의 지속적인 간섭과 외압으로 인하여 전국에서 의병들이 봉기를 일으키면서 일본 군대에서 의병들을 소탕할 계획을 하던 시점에 살인 사건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여 일본 제국의 위신을 바로잡고 일본 군대가 동원되어서 의병집단의 소탕을 위한 일환으로 사용하려 했다.


병철이가 속을 생각했다. "은화 30전이라고?", "지금 내가 평생 돈을 모아도 은화 1전을 벌 수 있을까?"


그렇게 병철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방앗간에 모인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요새 석재가 안 보여서 그러는데, 자네들은 혹시 그 친구를 본 적이 있는가?"

명태와 길상이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본 적은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건너편에 앉아 있었던 친구인 학수가 대답했다. "석재? 한 석 달 전에 내 친구인 태식이가 석재를 만났다고 하던데,... 그리고 석재가 태식이한테 심부름 하나를 부탁했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 후로는 이 친구가 연락을 하지 않아서 궁금하다고 나한테 얘기하더라고..."


그렇다. 두 달 전 석재를 만났던 병철이도 태식이라는 이름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석재와 태식이가 밤새 술을 마시면서 얘기했던 말을 했었던 것이 조금씩 생각났다. 만약 태식이의 심부름을 하다가 석재가 잘못된 것이라면... 태식이라는 친구의 행방을 알 수도 있을지 모른다.


병철이가 말했다. "학수야, 그럼 그 태식이라는 친구를 한번 볼 수 있을까?", "아무래도 석재가 태식이의 부탁을 듣고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행방불명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학수가 대답했다. "그래? 뭐 그건 어렵지 않지. 그럼 내일 나랑 같이 태식이가 사는 집으로 같이 가자..."

그렇게 넷은 얘기를 하고 나서 헤어졌다.


그 시간 악보와 집기를 실은 수레에 석재와 백호가 함께 올라탔다. 백호는 대한제국에서 군인으로 생활하다가 해산되면 수왕산 문무왕과 함께 의병으로 들어온 젊은이다. 나이는 어려 보였으나, 무기를 잘 사용했으며, 다부진 체구를 갖고 있었다. 백호라는 이름 역시 문무왕이 붙여준 별칭이다. 그 역시 언젠가 자신의 이름이었던 민호라는 이름을 다시 사용할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제 특수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수왕산을 떠려는 석재를 누군가 불렀다. "석재 씨, 무사히 임무 잘 마치고 돌아오세요.", 그것은 정옥희였다. 문무왕의 지시에 따라 옥희는 수왕산에 남아 있기로 했던 것이다.


석재는 옥희에게 대답했다. "옥희 씨, 걱정 말아요. 함께 가는 백호 씨도 있으니, 아무 일 없을 거예요. 그럼 임무 마치고 돌아와서 보기로 해요. 그럼 이만..." 그렇게 말하고 석재와 백호는 말에 채찍을 가하고 수레는 수왕산 입구를 지나서 숲 속으로 달려갔다.


수왕산(守王山)은 강원도 북부에 위치하고 있었다. 석재와 백호가 가야하는 곳은 경기도 남부지역이었다.

수레를 타고 가더라도 하루하고 반나절은 족히 가야하는 거리였다. 오후에 출발한 석재와 백호 일행은 밤이 되었을 때, 횡성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하기로 했다.


석재는 백호에게 말했다. "백호 씨, 전에 군인으로 생활할 때에 야간에도 이렇게 바깥에서 있었나요?"

백호는 석재에게 대답했다. "대한제국 군인시절 보다 오히려 의병으로 일하면서 산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선왕의 친위부대로 있다 보니, 궁궐을 지키는 일을 주로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보다는 지금이 오히려 더 군인 같았어요. 조선을 왜놈들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 진정한 군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석재는 백호의 대답에서 그의 애국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얘기하는 동안 갑자기 무언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 제작소(9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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