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부 야마모토
문무왕은 돌석에게 다음과 같은 얘기를 전했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의병 출신들이 각 지역에서 이 수왕산 지역에 모여서 지내면서 들어온 내용에 의하면 그나마 남아있던 대한제국의 군대까지 모두 해산된 후에 의병들이 일제에 저항하면서 봉기를 일으키고 있다."
돌석은 문무왕이 얘기하는 내용을 옥희를 통해 이미 들은 바 있었다.
"지금 이곳에서 제작되고 있는 악보들은 일종의 암호화된 포고문으로 사용될 것이다. 그리고 친일행적을 갖고 매국노 짓을 한 자들에게는 일종의 경고와 그들을 처단할 메시지가 될 것이다.", "오늘부터 너는 이러한 목적을 분명히 이해하고 내가 알려주는 지역으로 때에 늦지 않게 물건이 도착할 수 있도록 이곳을 떠나서 일행들과 함께 다니도록 해라."
돌석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문무왕이 말했다. "너는 악보의 내용을 몰라도 된다. 그 물건을 수령하는 자들이 직접 암호를 해독한 후에 그대로 따라서 행동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돌석은 문무왕에게 대답했다. "네, 성주. 알겠습니다."'
일본은 대한제국의 교육과정에도 간섭하면서 그들의 문화적 말살 행위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농업에 대한 교과서와 달리 양악 연주를 위한 오선지 형태의 서양 악보에 대해서는 다행히 통제되지 않았다.
// 농업교과서는 통감부가 교과서를 통제할 목적으로 1908년 9월 공포한 「교과용 도서검정규정」에 따라 검정을 받은 후 교과서로 인허를 받고 출판되었다 //
돌석은 문무왕이 말한 일행들과 함께 수레에 그동안 제작된 악보들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수레는 말이 끌도록 고안되어 있었고 두 사람이 하나의 수레를 타고 각 지역으로 이동하게 될 계획이다.
그리고 혹 발생할 줄 모르는 일본 군인들의 단속을 피할 수 있도록 서양에서 들여온 옷과 그릇, 과자들을 함께 실어서 나르도록 했다. 이들은 악보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을 통해 들여온 상품들을 나르는 상인들처럼 행동하도록 전문교육을 받은 자들을 통해 출발 전 나흘 정도 몇 가지 행동수칙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저잣거리에서 일하는 자들과 다르게 의복도 단정한 차림으로 입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두 명 중 한 명은 대한제국 군인으로 일했던 자를 함께 동행하게 하였다.
그리고 서로가 부르는 호칭 역시 임무를 하는 동안에 사용하도록 변경하게 되었다. 돌석은 '정수영'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함과 동시에 신분증에도 모두 정수영으로 바꾸어 등록되었다.
다음 날...
수왕산의 성주인 문무왕(文武王)이 악보를 운반할 인원들을 모두 한 장소로 모이도록 했다.
"이제 그대들은 대한제국 왕손(王孫)의 명을 따라서 특수조로 임무를 맡은 것이다. 지금부터 그대들이 도착해야 할 장소와 신분증을 제공해 줄 것이다. 그리고 수레도 정해질 것이다. 며칠이 걸릴지 장담하기 어렵다. 시국은 점점 어렵고 일제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면 대한제국은 언젠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대들이 훗날 대한제국의 역사 속에서 한 줌의 흙이 되더라도 이 시간만큼은 국권이 회복되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문무왕의 말을 통해 대한제국의 왕실이 지난 몇 년간 일제의 억압을 받고 있었음을 잘 보여준 것이다.
그렇게 석재는 자신의 새로운 이름인 '정수영'이라고 적혀 있는 신분증과 도착해야 할 장소에 대한 지명이 적힌 종이문서를 받았다. 그리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다니는 동안 필요한 경비를 지급해 주었다.
같은 시각에 일본 치안부 건물에서는 가나하라 경부가 부하들을 소집하였다.
가나하라가 말했다. "지난번 저잣거리에서 발견된 요시무라 장교의 명찰과 그의 물품으로 보이는 만년필에 대해서 지난 한 달간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요시무라 장교가 실종되었던 시각은 밤 열한 시 정도로 추정되며, 그의 명찰과 만년필에서 혈흔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서는 피습을 당한 것이 확실하다!", "그날 술집에서 조선인 여성이 요시무라와 술을 마신 후, 술에 취한 요시무라를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
가나하라는 계속 이어서 말했다. "우리 치안부에서는 이번 일에 대해서 조센징(조선인)의 대 일본 제국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되며, 반드시 범인들을 색출해 낼 것이다.", "간도상!, 지금 즉시 저잣거리로 가서 벽에 포고령이 적힌 이 유인물들이 조센징들이 볼 수 있는 벽에 붙이도록!.", "야마모또상!, 친일 조선인들을 대거 선발하여 대 일본제국과 협조하여 범인들을 찾아낼 수 있도록 순사대를 만들고 그들을 지역에 배치시키도록!"
간도상과 야마모또상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고 곧바로 출발했다.
이제 일본 치안부에서까지 긴급 안건으로 상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 지역에서는 일본 장교의 피습사건이 공식적으로 퍼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일본의 압박이 커지고 있었다.
한 시간 후 간도와 야마모또 경부보는 사토 순사부장, 순사들을 데리고 저잣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그들은 가나하라 경부가 시킨 일들을 곧바로 시행하였다. 벽에는 아래와 같은 글이 적힌 유인물을 부착하기 시작했다.
========================== 유인물에 적힌 글 ==========================
大 日本帝国の山本警部だ。
過去2ヶ月前、この場所で日本の兵士役員が殺害された
そしてその日、朝鮮人女性が一緒にいたという証人もいる。
私は必ずその文字を見つけるでしょう。
私にその朝鮮人の女性をつかんでくる者には銀貨30前を褒賞金に与えるだろう
- 日本治安部山本警部 -
대 일본 제국의 야마모토 경부이다.
지난 두 달 전에 이곳에서 일본 군인 장교가 살해당했다
그리고 그날 조선인 여자가 함께 있었다는 증인도 있다.
나는 반드시 그자를 찾아낼 것이다.
내게 그 조선인 여자를 잡아서 오는 자에게는 은화 30전을 포상금으로 줄 것이다
- 일본 치안부 야마모토 경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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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부의 야마모토는 조선인을 뼛속까지 싫어했던 인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요시무라 장교의 실종은 그를 더욱 불타오르게 한 것이다. 당장이라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포상금까지 걸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 제작소(8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