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제작소(24화)

을사오적

by MRYOUN 미스터윤

백호는 석재와 부하들과 함께 이제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얘기하기 시작했다.


백호가 석재에게 말했다. "석재 씨, 우리들이 맡은 특수임무가 무엇인지 잊지 않고 있죠?" 석재가 말했다. "네, 나흘동안 치열하게 일본군과 싸우면서 수레를 목숨처럼 지켜서 옮겨왔는데, 제가 그것을 잊고 있겠습니까."


백호가 상수와 춘길이, 그리고 다른 의병출신 부하들도 이해하도록 설명을 했다.


상수가 백호에게 말했다. "백호대장이 말한 내용대로라면, 저 수레에 정작 중요한 것은 비단옷이나 서양과자가 아니라, 종이에 인쇄되어서 책으로 제작된 악보라는 것이군요...", "그런데 그 악보를 어디서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게 전해 줘야 한다는 것인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백호가 말했다. "문무왕 성주께서 보름 정도 후에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예술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집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고종을 폐위시키고 대한제국의 왕을 허수아비처럼 만들면서 일본 놈들의 말을 순수히 따르게 했던 일등 공신인 을사오적(乙巳五賊)이 참여할 것입니다."


// 을사오적(乙巳五賊)은 대한제국에서 을사늑약의 체결을 찬성했던 이완용을 비롯한 다섯 명의 매국노를 일컫는 말이다. 을사늑약(乙巳勒約)은 1905년 11월 17일 일본 제국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일본군을 동원하여 강제로 체결한 조약이다 //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그들과 그들이 충성을 바치는 고위층의 일본 놈들을 어디서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행동규칙과 목적 등 비밀결사대의 소집을 위한 방법 등, 다양한 정보가 악보에 암호화되어 들어가 있습니다." 백호는 악보에 들어간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석재가 말했다. "을사오적은 지금까지 내려온 조선의 유구한 전통을 끊어버린 자들입니다. 고유한 민족성을 말살시키고 일본인들이 이 나라를 쳐들어와서 무분별한 횡포와 범죄를 저질러도 눈감도록 한 놈 들입니다"


춘길이 말했다. "석재 씨 말이 맞아요. 대한제국의 군대가 해체되고 의병이 되어서 각지로 다니면서 일본군과 싸움을 하면서 죽어간 동지들이 불쌍합니다. 시신도 제대로 묻어주지 못했어요. 정말 억울합니다."

춘길은 그동안 여러 번의 전투에서 죽었던 의병 전우들이 생각나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백호가 다시 말했다. "여러분,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고생 고생하면서 숨겨온 이 악보들을 잘 보관하였다가

집회에 참석하는 예술가들에게 전달되도록 해야 합니다."


"성주께서 얘기하신 말에 의하면 집회에서 예술가로 등장하게 될 사람들은 대략 100명 정도로 각자가 서로 다양한 개성을 갖고 음악과 미술에 재능이 있는 자들이지만, 그들의 공통적인 목적은 바로 일본의 압잡이 노릇을 하는 매국노와 일본의 고위 관료직 놈들을 처단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들은 암호를 해독하는 방법에 대해서 지난 몇 년간 교육을 받은 특수임무 단원들입니다."


석재가 대답했다. "네, 백호대장, 저희가 해야 할 일은 이곳에서 잘 보관하였다가 집회 때 전달하는 것이군요"

백호가 말했다. "맞습니다. 단원들에게 잘 전달되면, 그들 각자가 악보에 적혀 있는 특정 장소에 모여서 임무를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평범한 연주 악보이지만, 단원들에게는 비밀 명령서입니다."


그렇게 백호는 산에서 처음 만나서 일본군과 맞서 싸웠던 춘길과 상수 일행에게까지도 문무왕 성주가 전한 임무와 수레 안에 보관되어 있던 악보의 목적을 알려준 것이다.


벌써 밤이 되어서 어느덧 밖은 캄캄한 시간이 되었다.


사흘 전 백호일행과 교전을 벌이다가 살해당하지 않고 죽을 각오를 하면서 말을 타고 도망한 일본군 병사 두 명은 경성(지금의 서울)까지 올라갔다. 그들이 찾은 곳은 다름 아닌 일본군 본부였던 것이다. 병사들이 타고 간 말안장에는 지난번 백호 일행에게 살행 되었던 일본병사들 시신 옆에 떨어져 있던 책과 악보 등. 수레에 있었던 몇 가지 물품이 들어 있었다. 백호와 석재 일행은 자신들이 수레에 실고서 온 것들이 일본 병사들 손에도 있다는 것은 전혀 모른 것이다.


다음 날 아침, 날이 서서히 밝았을 때에 고태식과 박무열은 양조검사소 부근에 도착했다.

그들은 출발한 지 대략 마흔두 시간 만에 도착한 것이다.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제작소(제25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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